"어디로 가오리까"

후발 시외전화사업자인 데이콤이 요즘 오갈데가 없어 고민하는 "흥부"
꼴이다.

가뜩이나 이용자가 적어 고전하는 판에 이시장을 독차지하고 있는
한국통신이 오는12월1일 요금을 평균10% 내리지만 이것을 맞받아칠
"카드"가 마땅찮아서다.

후발사업자로서 회선도 부족하고 자금력도 달리는데 3자리(082)를
더 눌러야 하는 불편까지 있어 그야말로 "죽을맛"이다.

내세울 것이라고는 "싸다"는 것 하나밖에 없는데 이게 제대로 먹혀들지
않아 고민은 더욱 깊어진다.

그래도 우선 매달릴 것은 요금격차다.

한국통신과의 요금격차를 더 벌려 국민들이 불편하더라도 "082"를
이용해 "한푼이라고 아끼자"는 심리를 자극하는게 최고란 판단이다.

이와관련 데이콤은 현재 최고 9%(101km 이상구간)인 한국통신과의
요금격차를 "두자리수"로 넓힌다는게 기본방침이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나가는 것은 "아무래도 위험부담이
크다"(김영철전무)는 생각이다.

격차를 장거리구간에 대해서는 10%는 웃돌되 15%에는 못미치는 수준에서,
30~100 구간(현재 6%)은 10%정도로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단골"확보를 위한 또다른 비책은 홈ACR(회선자동선택장치)이다.

082를 따로 누르지 않아도 데이콤 시외전화를 이용할수 있는 장치인
ACR를 일반가정에까지 보급하겠다는 것이다.

지금은 시외전화 이용실적이 한달 2만원이상인 기업고객을 중심으로
ACR를 무상 대여해주고 있다.

내달초부터 시외전화요금이 월1만원이상인 가정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캠페인을 벌일 생각이다.

홈ACR는 기존제품에 비해 전기를 전혀 사용하지 않아 시외전화를 그다지
많이 하지않는 가정에서도 부담없이 쓸수 있다.

데이콤은 이달중순이후부터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됐던 소통장애가
해결되면서 매출이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외전화 접속회선이 12만으로 늘어나면 통화대기시간(PDD)이 오래
걸리고 자주 통화중이 되는 등의 불편이 거의 해소된다는 것이다.

데이콤이 요즘 6%선을 맴돌고 있는 시외전화 시장점유율을 10%대로
끌어올려 연초의 "호시절"을 재현할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정건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