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경=김영근특파원 ]

중국이 자국의 WTO가입을 반대하는 미국과 유럽연합(EU)에 대해 초강경
무역자세에 돌입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내달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WTO정상회담을 앞두고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중국은 11일 "EU가 중국산 신발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 것은 명백한
불공정 무역관행"이라며 국제기구에 제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중국 관영 차이나 데일리도 이날 중국상공회의소 관계자의 말을 인용,
"EU의 결정은 자유무역 정신을 위반한 것으로 양지역 모두에게 해를 끼칠
무역 장벽"이라고 EU를 비난했다.

더욱이 EU는 중국산 신발에 대한 조사 한번 하지 않은채 반덤핑관세 부과를
결정했다고 이 관계자는 주장했다.

EU는 지난9월 17일 중국산 신발이 유럽에 덤핑수출되고 있다며 94.1%의
관세를 부과했었다.

중국은 이에앞서 지난 10일 자국산 섬유에 대한 미국의 수입쿼터 축소조치
에 맞서 미국산 섬유류와 농축산물등을 수입금지한다고 밝혔었다.

중국정부는 이 조치가 발효되는 12월 10일 이전에 구체적인 보복리스트를
마련, 시행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의 이같은 초강경노선은 내달 WTO 첫 정상회담을 한달여 앞두고 그동안
자국의 WTO가입을 반대해온 미국과 EU를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서방각국이 세계 최대의 잠재시장인 중국을 무시할 경우 자국의 경제에도
큰 타격을 입는다는 점을 감안, 중국이 이같은 강경무역책을 협상카드로
내세우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풀이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