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카슈랑스 시대다] (1) 은행과 보험의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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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카슈랑스 시대다.
은행(Bank)과 보험(Assurance)의 결혼(Bancassurance)이다.
보험 은행 증권의 3대 금융시장은 급속한 통합과정에 있다.
특히 보험과 은행의 "두 지붕 한 살림"은 발빠르다.
업종간 경계가 느슨한 유럽에서 막을 올린 방카슈랑스 물결은 이미 알프스
산맥과 대서양을 넘어 세계시장으로 확산일로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문턱을 막 넘어선 우리 금융계도 예외가 아니다.
"동맹없인 생존 없다"는 절대명제가 보험회사와 은행의 회전문을 밀고
들어서는 중이다.
금융 물류의 혁신으로도 불리는 방카슈랑스가 국내에서 어떻게 변용되고
또 정착될지 시리즈로 엮는다.
<< 편집자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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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디아그리콜(Credit Agricole)은행.
방카슈랑스의 원조다.
프랑스 국적.
여.수신 금리차가 계속 줄어들어 은행의 존립이 서서히 위협받던 지난
86년, 창밖을 내다보고 있던 아그리콜은행장은 무릎을 쳤다.
이날따라 길거리엔 노인들이 많이 오가고 있었다.
"바로 그거다"
아그리콜은행은 서둘러 프레디카(Predica)란 생명보험사를 세웠다.
때마침 프랑스 정부에선 소위 "84년법"을 통해 은행의 보험진출을 허용한
터였다.
프레디카보험은 주력상품들을 대리점이 아닌 아그리콜은행 지점장을 통해
팔았다.
한산하던 아그리콜은행의 지점창구마다 프레디카의 생명보험에 들려는
손님들로 북적댔다.
똑같은 보험이라도 보험대리점보다 보험료가 쌌다.
대리점 수수료가 없었으니 당연한 얘기자만 고객들에 돌아가는 매력은 컸다.
프레디카생보사는 아그리콜은행이 가져오는 계약의 인수나 상품 개발,
서비스에 주력했다.
급기야 기존 생보사의 대리점 조직들이 들고 일어났다.
"너희들이 다해 먹으면 우리는 죽으란 말이냐"
경쟁사들 보험수수료 할인에 나섰다.
서비스 질도 높였다.
조직수성에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은행과 보험의 결혼, 즉 방카슈랑스 전략 앞에선 속수무책.
승리는 아그리콜은행의 방카슈랑스 혼성부대로 돌아갔다.
물론 꼭 성공하는 결혼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80년대말 독일에선 도이취방크(Deutche Bank)와 독일 최대 생보사인
알리안츠(Allianz)가 결합했다.
"이 환상의 커플은 잘 살거야"
다들 부러워했다.
그러나 신혼의 꿀맛도 잠깐.
91년 이들은 헤어졌다.
이유는 주도권 싸움.
도이취방크는 "내가 생보사를 직접 세우는 게 낫다"며 도이취방크레벤
(Deuche Bank Leben)이란 생보사를 만들었다.
열을 받은 알리안츠생보사도 지점만 600개인 독일 2대 은행 드레스트너
(Dresdner)은행에 추파를 던졌다.
2번째 짝짓기는 성공작.
알리안츠보험사도 드레스트너은행의 저당채권을 팔아 짭잘한 재미를 봤다.
아그리콜이 자회사 진출형이라면 알리안츠는 적과의 동침에 해당한다고
할 만했다.
방카슈랑스의 또다른 모델은 은행과 보험이 상호출자, 별도의 금융자회사를
세우는 것.
네덜란드의 ING그룹은 그룹내(In House)에서 은행 보험 증권을 몽땅 취급
하는 금융백화점을 설립했다.
보험개발원 오영수박사(금융경제연구팀장)는 "우리나라에서도 방카슈랑스
체제는 필연적이다.
다만 은행 보험간의 이해관계를 조정해가며 타이밍을 어떻게 조절하느냐가
문제"라고 밝혔다.
< 정구학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6일자).
방카슈랑스 시대다.
은행(Bank)과 보험(Assurance)의 결혼(Bancassurance)이다.
보험 은행 증권의 3대 금융시장은 급속한 통합과정에 있다.
특히 보험과 은행의 "두 지붕 한 살림"은 발빠르다.
업종간 경계가 느슨한 유럽에서 막을 올린 방카슈랑스 물결은 이미 알프스
산맥과 대서양을 넘어 세계시장으로 확산일로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문턱을 막 넘어선 우리 금융계도 예외가 아니다.
"동맹없인 생존 없다"는 절대명제가 보험회사와 은행의 회전문을 밀고
들어서는 중이다.
금융 물류의 혁신으로도 불리는 방카슈랑스가 국내에서 어떻게 변용되고
또 정착될지 시리즈로 엮는다.
<< 편집자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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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디아그리콜(Credit Agricole)은행.
방카슈랑스의 원조다.
프랑스 국적.
여.수신 금리차가 계속 줄어들어 은행의 존립이 서서히 위협받던 지난
86년, 창밖을 내다보고 있던 아그리콜은행장은 무릎을 쳤다.
이날따라 길거리엔 노인들이 많이 오가고 있었다.
"바로 그거다"
아그리콜은행은 서둘러 프레디카(Predica)란 생명보험사를 세웠다.
때마침 프랑스 정부에선 소위 "84년법"을 통해 은행의 보험진출을 허용한
터였다.
프레디카보험은 주력상품들을 대리점이 아닌 아그리콜은행 지점장을 통해
팔았다.
한산하던 아그리콜은행의 지점창구마다 프레디카의 생명보험에 들려는
손님들로 북적댔다.
똑같은 보험이라도 보험대리점보다 보험료가 쌌다.
대리점 수수료가 없었으니 당연한 얘기자만 고객들에 돌아가는 매력은 컸다.
프레디카생보사는 아그리콜은행이 가져오는 계약의 인수나 상품 개발,
서비스에 주력했다.
급기야 기존 생보사의 대리점 조직들이 들고 일어났다.
"너희들이 다해 먹으면 우리는 죽으란 말이냐"
경쟁사들 보험수수료 할인에 나섰다.
서비스 질도 높였다.
조직수성에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은행과 보험의 결혼, 즉 방카슈랑스 전략 앞에선 속수무책.
승리는 아그리콜은행의 방카슈랑스 혼성부대로 돌아갔다.
물론 꼭 성공하는 결혼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80년대말 독일에선 도이취방크(Deutche Bank)와 독일 최대 생보사인
알리안츠(Allianz)가 결합했다.
"이 환상의 커플은 잘 살거야"
다들 부러워했다.
그러나 신혼의 꿀맛도 잠깐.
91년 이들은 헤어졌다.
이유는 주도권 싸움.
도이취방크는 "내가 생보사를 직접 세우는 게 낫다"며 도이취방크레벤
(Deuche Bank Leben)이란 생보사를 만들었다.
열을 받은 알리안츠생보사도 지점만 600개인 독일 2대 은행 드레스트너
(Dresdner)은행에 추파를 던졌다.
2번째 짝짓기는 성공작.
알리안츠보험사도 드레스트너은행의 저당채권을 팔아 짭잘한 재미를 봤다.
아그리콜이 자회사 진출형이라면 알리안츠는 적과의 동침에 해당한다고
할 만했다.
방카슈랑스의 또다른 모델은 은행과 보험이 상호출자, 별도의 금융자회사를
세우는 것.
네덜란드의 ING그룹은 그룹내(In House)에서 은행 보험 증권을 몽땅 취급
하는 금융백화점을 설립했다.
보험개발원 오영수박사(금융경제연구팀장)는 "우리나라에서도 방카슈랑스
체제는 필연적이다.
다만 은행 보험간의 이해관계를 조정해가며 타이밍을 어떻게 조절하느냐가
문제"라고 밝혔다.
< 정구학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