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침투용으로 80여명이 승선할 수 있는 1천t급 잠수함을 건조중이며
남파한 요원들이 투항하는 것을 막기 위해 철저한 자폭교육을 실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잠수함을 타고 강릉해안으로 침투했다 지난달 18일 유일하게 생포된
무장공비 이광수 상위(31.인민무력부 정찰국 22전대 2편대 1호잠수함
조타수)와 지난 13일 동부전선을 넘어 귀순한 북한군 곽경일중사(25.
1사단 민경대대 1중대 3소대 부분대장)는 29일 오전 10시 서울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합동내외신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은 사실을 폭로했다.
이는 올해 초 자신이 소속된 22전대에서 승조원 50여명, 공작원 30여명
등 80여명이 승선할 수 있는 1천t급 침투용 잠수함의 필요성을
정찰국장에게 건의, 현재 함남 신포의 "봉대보이라공장"에서 1천t급
잠수함을 건조중이라며 22전대는 이 잠수함운용을 위해 1개 편대를
증편하기 위해 지난 5월부터 해군 등에서 인원을 뽑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또 북한은 선박을 이용한 침투시 공해상을 먼거리로 우회해야
하고 국군의 감시망에 포착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90년대 초부터
침투용 잠수함을 별도로 건조, 정찰국 22전대에 4척을 실전 배치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이와 함께 "정찰국은 남한에 침투한 요원들의 생포를 막기 위해
"포로가 되면 비밀을 다 빼먹고 죽인다," "적지에서 자폭하면 정치적인
생명은 영원하고 공화국과 가족에게 영광이 된다"는 요지의 자폭교육을
실시한다"며 이번에 잠수함을 타고 침투한 무장공비 26명중 자신을 뺀
나머지가 끝까지 투항을 거부한 이유를 간접적으로 설명했다.
이는 침투목적과 관련, "잠수함이 소속된 정찰국은 군사 및 후방기지에
대한 정찰 및 파괴와 중요인물 납치 또는 살해, 후방교란을 기본목적으로
하고 해상처장이 동승한 점으로 미루어 큰 전쟁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는 이밖에 잠수함이 훈련중 좌초됐다는 북한의 주장은 남파직전인
지난달 13일 정찰국장 주관으로 환송파티까지 벌어진 것 등을 감안할때
거짓말이라며 남한에서 민간인을 살해하지 말라는 지시도 없었다고
밝혔다.
특히 전향의사를 묻는 질문에 이는 "정부가 하라는대로 하겠다"며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있는 남한 주민들을 지켜주지는 못할망정
파괴하려고 왔다는 데 죄의식을 느끼고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말했다.
곽은 "지난해 2월 1사단 민경대대 10중대 2소대 상등병 이봉철(20)이
분대장의 잦은 구타에 앙심을 품고 내무반에 수류탄을 던져 소대원
다수가 사망하는 사고를 낸 뒤 공개총살됐다"고 밝혔다.
곽은 공개총살은 부대내 공터에서 경계근무자를 제외한 사단병력
전원과 군인가족 등 1만여명이 지켜본 가운데 군단 재판소장(소장)의
판결문 낭독과 동료군인 6명이 "죽어 마땅하다"는 규탄토론을 진행한
뒤 집행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총살은 이의 목, 허리, 무릎 등 3곳을 기둥에 묶은 뒤 군단
보위소대원 3명이 10발씩 모두 30발을 쏘는 식으로 집행됐다며 이를
지켜본 군인들은 "당연하다"는 반응과 "안됐다"는 반응으로 엇갈렸다고
곽은 말했다.
곽은 유사시 전체무력의 효율적인 지휘를 위해 보위부 소속이던 해안
경비대를 인민무력부 관할로 바꾸고 전시에 국군 지휘관, 화염방사수,
기관총수 등을 저격할 저격수에 대한 집체교육을 지난 94년 2~3월
집중적으로 실시했다고 밝혔다.
곽은 특히 "군부대의 민폐가 극심해 부대인근 주민들은 군인이 나타나면
"번개가 왔다"며 마을을 떠날때까지 경계한다"며 마을에서 가축이나
물건이 없어지면 군인을 의심하는 등 군인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팽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곽은 "북한군 하전사들의 대부분은 "김정일을 위해 총.폭탄이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으나 일부는 그가 교양없고 경거망동하는 성격의
소유자로 인식한다"면서 군에 대한 기반구축을 강화하기 위해 김정일은
지난해 9월과 올해 3월 1사단전방초소를 방문하는 등 그의 군부대 방문이
빈번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 한은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