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경 = 김영근 특파원 ]

이양호 전 국방장관 비리혐의 사건이 폭로된후 북경에 체류중인
권병호씨(54)는 22일 테러납치 위협에 대비, 주중 미국 대사관에 자신의
신변보호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오전 숙소인 리도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앞서 서울에 있는
친구 등의 권유가 있었고 오늘 (22일) 새벽 미국인으로 추정되는 30~40대
남자로부터 돈으로 해결하자는 등 회유성과 협박성 전화가 수차례 걸려와
주중 미국 대사관 CIA관계자에게 신변보호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한편 국방부측이 "국방장관 만찬요청"이라는 공문을 근거로 1억5천만원이
이전장관에게 전달되지 않았다고 반박한데 대해 권씨는 자신이 주장한
오후 3시30분 전후가 맞고 오후 5시40분으로 알려진 것은 UGI직원
이남희씨가 워드프로세서로 관련자료를 작성하면서 오타를 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또 소영씨가 검찰에서 "권씨로부터 다이어를 결혼선물로 받았고 즉각
돌려주었다"고 진술한 부문에 대해서는 "말이 안된다.

그런 수 캐럿짜리 다이어를 어떻게 내가 결혼선물로 줄 수 있겠냐"고
반박했다.

권씨는 이어 "그 다이어는 김옥숙씨에게 줄 선물로 이전장관의 제의에
따라 미국에서 구입했으며 서울 워커힐호텔 커피숍에서 이전장관 부인과
자신의 부인이 직접 소영씨에게 전달했으며 노태우씨가 구속된후인 작년
12월 소영씨로부터 돌려받았다"고 거듭 주장했다.

권씨는 김옥숙씨에게 줄 선물 구입비로 이전장관에게 1천만원짜리
국민은행 자기앞수표로 4매를 받았으며 그중 3천6백만원을 보석구입
자금으로 쓰고 4백만원은 항공료 등 여비로 썼다고 덧붙였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