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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부터 비과세 가계저축이 판매되면서 금융권에 두가지 이상기류가
나타나고 있다.

''은행예금계정의 부상''과 ''신용금고의 돌풍''.

''은행예금계정 부상''의 흐름을 분석해 본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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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과세 가계장기저축의 뚜껑을 연 결과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은행예금
(고유)계정이 신탁계정에 대해 "판정승"을 거뒀다는 점이다.

이 상품이 판매되기 이전 은행 관계자들은 개인연금신탁및 적립식목적신탁
을 근거로 비과세 가계신탁의 예상배당률을 적게는 연13.0% 많게는 연14.0%
까지 전망했다.

반면 고유계정의 비과세 가계저축의 약정금리는 선발은행 연11.5%,
후발은행 연12.0%로 확정됐다.

2%포인트를 웃도는 금리차를 감안, 고객들이 신탁쪽으로 대거 몰릴 것이란
예상도 그래서 나왔다.

특히 외환 신한 등 일부 은행들의 경우 고객들을 신탁계정으로 유도하기
위해 집중적인 세일즈도 펼쳤다.

그러나 첫날의 판매실적은 당초 기대와는 영 딴 판으로 나왔다.

한국은행 집계에 따르면 국내은행들의 비과세 가계장기저축 전체판매실적
(21일) 1,968억원중 55.4%인 1,091억원이 예금계정 분이었다.

은행별로 보더라도 조흥은행의 경우 예금계정 55,946좌(845억원)를 기록,
신탁계정 가입좌수 27,966좌(564억원)의 두배에 달했다.

상업은행도 예금계정 58,000여좌 신탁계정 39,000여좌로 나타났으며
한일은행도 43,700좌 대 30,300좌로 예금의 우세였다.

물론 외환 신한 등 일부은행에선 신탁의 우위가 두드러졌지만 은행관계자들
은 예금계정에 자금이 집중된데 대해 고객들의 확정금리 선호의식이 강했던
것을 주요원인으로 들고 있다.

비록 현재는 신탁배당률이 높게 나타나지만 장기적으로 금리의 하향안정이
예상됐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이는 바꿔 말하면 은행들의 금리리스크가 그만큼 커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과연 지금과 같은 과당경쟁이 바람직한 것인가에 관해 은행들은
되새겨볼 일이다.

<이성태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