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스크바 = 차병석기자 ]

이고르 야신 러시아 에너지.경제장관은 18일 "보리스 옐친 대통령은
최덕근 영사 피살사건에 관해 직접 보고를 받았으며 사건을 반드시
해결하도록 내무부에 지시했다"고 말했다.

야신 장관은 이날 자신의 집무실에서 한국기자들과 만나 "러시아
정부는 한국을 비롯한 외국기업들이 안심하고 러시아에 투자할 수
있도록 치안확립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최영사 피살사건은 반드시 해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정부 고위 당국자가 옐친 대통령이 최영사 피살사건에 관해
직접 보고를 받고 내각에 해결을 지시했다고 밝히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야신 장관은 한보그룹의 시베리아 가스전 개발사업과 관련,
"러시아 이외 지역으로의 천연가스 반출이 여러가지 제약을 받고 있으나
앞으로 단계적으로 해결될 것"이라면서 "한보가 추진중인 동아시아
파이프 라인 프로젝트는 한국과 일본 중국 등 관련국들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음은 야신장관과의 일문일답.

-최영사 사건으로 현지진출 한국기업들이 크게 불안해 하고 있는데
앞으로의 대책은.

"최영사문제는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반드시 전모가 파악될 것이다.

치안확보를 위해 러시아는 강경한 조치를 취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취하고 있는 노력은 무엇인가.

"범죄퇴치를 위한 예산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앞으로 투자여건이 양호해질 것이다.

최영사 사건에 관해서는 옐친 대통령이 직접 보고를 받고 반드시
해결하도록 내각에 지시했다."

-한보그룹이 추진중인 시베리아 가스전 개발사업으로 한국이 동아시아를
관통하는 파이프 라인을 통해 천연가스를 공급받을 수 있는지 말해달라.

"최근 정태수 한보그룹 회장과 만나 이 문제를 협의했다.

안정적으로 싼 값의 가스를 공급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등 관련국들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사업이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현재 러시아 정부의 입장은 시베리아 가스의 국외반출을 불허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모든 제약조건들은 단계적으로 해결될 것이다.

천연가스의 국외반출이 가능하도록 관련 규정들이 보완될 것이다.

이르쿠츠크 가스전 개발사업에는 앞으로 1백억달러의 투자가 필요하다.

여러 문제들이 점차 발전적으로 해결될 것이다."

-외국업체인 한보가 시베리아 가스전 개발주체인 루시아 석유회사의
최대 주주가 된 것을 어떻게 보는가.

"1백% 외국지분의 회사들이 러시아에서 많이 활동하고 있다.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한국기업이 러시아 투자를 꺼리는 이유가운데는 정치적 불안과
인플레, 특히 마피아와 같은 범죄문제가 있다.

해결책은.

"어떤 지역이든 문제는 있게 마련이다.

투자환경은 점차 양호해지고 있으며 앞으로 더 나아질 것이다.

한국기업들이 러시아 경제청과 긴밀히 협의한다면 러시아정부는
끝까지 도와줄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