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월드컵을 공동 개최키로 한 한국과 일본이 이견을 좁히지 못할
경우 월드컵 개최권을 다른 나라로 넘길수 있다는 의견이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 (FIFA) 사무총장은 14일 한국과 일본이 서로
이견을 좁혀 오는 2002년 월드컵을 함께 준비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면서
만일 그렇지 못할 경우 FIFA가 2002년 월드컵 개최권을 다른 나라에 주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날 발간된 축구전문지 "월드컵 사커"와의 회견에서 "한.일
양국이 점점 가까워지기 보다는 오히려 멀어져가고 있다"며 "이것은
우리가 원하는 바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FIFA는 지난 5월31일 한.일 월드컵 공동 개최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한편 한.일 양국과 FIFA는 다음달 6일 취리히에서 만날 예정이다.

블래터 사무총장은 그 이전에 FIFA가 양국 관리들을 만나 공동 준비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양국 대표들간의 회담 날짜와 장소조차 정하는데 어려움이
많다"며 "양국은 경기방식도 의견의 일치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컨대 일본은 본선 진출팀을 40개팀으로 해서 보다 많은
경기가 자국의 도시에서 열리기를 바라는 반면 한국은 주요도시에서만
경기를 개최하는 것을 염두해 두고 있기 때문에 32개팀만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래터 사무총장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월드컵이 단독 개최돼야 하는
이유를 알게 됐다면서 "공동 개최는 2002년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김형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