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철 <한국항공대 교수 / 경영학>

일본 전자업체 중에서도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명성이 높은 샤프가
1990년을 "액정원년"으로 선포하고 평판디스플레이를 주력업종으로
천명한 바 있다.

사프의 96년 평판디스플레이 매출규모는 14억달러로 예상되며 이는
삼성전자의 이 분야 매출액 3억달러의 약 5배 정도를 기록하고 있다.

양사의 차이점을 보면 첫째,샤프가 삼성전자에 비해 액정중심의
전문화된 사업전개로 생산제품이 다양하다는 것이다.

샤프는 2개 공장 4개 생산라인의 탄력적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노트북
PC외에 멀티미디어, 통신용 제품에 장착되는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여
자체 가전제품에 응용, 끊임없는 신규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이에비해 삼성전자는 기흥공장의 2개라인에서 85%이상 사무용기기에
장착되는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둘째, 샤프가 삼성전자에 비해 기술력이 앞서 있다.

삼성전자가 샤프에 비해 설계기술은 대등한 수준이나 공정기술은
75%수준, 조립기술은 50%수준에 머물러 있다.

특허 등록건수도 95년 기준 샤프가 1백16건으로 삼성전자 9건의
약 13배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전반적인 기술력 차이에도 불구하고, 생산수율의 경우 후발업체인
삼성전자가 샤프와 대등한 70% 수준인 것으로 분석된다.

셋째, 샤프와 삼성전자는 판매체제가 상이하다.

예컨대 샤프는 노트북 PC에 있어서는 자체생산이 취약,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대만의 메비우스등 PC 제조업체와의 연계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멀티미디어및 통신용 제품에 있어서는 자체수요 확보및 완제품
업체와의 동시개발체제로 시장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에 비해 삼성전자는 노트북 PC에 있어서는 자체생산과 미국 PC
제조업체인 AST 인수를 통해 안정적인 시장을 확보하고 있으나 여타
제품군에서는 판매망이 취약하다.

넷째, 샤프가 삼성전자에 비해 인프라 확보가 용이하다.

샤프는 필요한 설비및 원부자재 등을 90% 일본내에서 자체조달할수
있을 정도로 주변산업이 발달되어 있고 활발한 산학연구와 정부의
정책적 지원으로 고급기술인력의 확보가 용이하다.

이에비해 삼성전자는 관련 주변산업이 미진하여 설비및 원부자재의
80% 정도를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와 같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전략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첫째, 제품 다양화를 추구해야 한다.

예컨대 노트북 PC제품의 대형화 추세및 브라운관 모니터의 대체수요
확대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사무기기용 제품을 다양화시켜야 한다.

또한 가까운 장래에 대부분의 표시 제품이 평판디스플레이를 장착할
것에 대비하여 노트북 PC이외에 멀티미어 및 통신용 제품의 다양화를
적극 추진해야 할 것이다.

둘째, 기술력을 제고해야 한다.

기술개발투자를 확대하고 자체적으로 축적하기 어려운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기술제휴및 도입으로 공정및 조립기술을 향상시켜야
한다.

또한 향후 특허분쟁에 대비해서도 사전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셋째, 판매 체제를 다양화해야 한다.

노트북 PC로 대변되는 사무기기시장에 있어서는 자체수요및 대형
컴퓨터 제조업체와의 연계를 강화하고 기타 응용제품 시장에서는
완제품 업체와의 동시개발체제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넷째, 관련업체에 대한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

장기적인 기술력 제고를 위해서 유망 중소기업을 육성하여 설비및
원부자재의 국산화를 추진하고 국내대학과의 산학연구 프로젝트및
국내업체와의 공동연구 등을 통해 평판디스플레이 산업의 기반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