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가 있다.
지난달 부터 수요가 크게 늘면서 올초부터 드리워졌던 먹구름이 걷히기
시작했다는 판단에서다.
경기가 본격 회복될 경우 16메가뿐 아니라 64메가D램 시장이 조기에 형성
될지 모른다는 것.
당초 연말로 잡았던 라인 가동시기를 두달 앞당긴 것도 시장을 조기에
선점하겠다는 뜻이다.
사실 최근의 시장동향을 보면 업계의 이같은 기대가 허황된 것만은 아니다.
이는 최근 PC업계가 메모리 용량을 16메가에서 32메가로 늘리는 데서
엿볼 수 있다.
이말은 반도체 수요가 적어도 두배 이상으로 늘어난다는 뜻이다.
이 경우 반도체 메이커들이 16메가D램 만으로 이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는게 업계의 판단이다.
"한일 반도체 업계가 경기부진에 따라 16메가D램 공장 증설 계획중 상당
부분을 보류하거나 철회한 상태여서 경우에 따라서는 작년과 같은 수요초과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김치락 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는 것.
이 경우 PC메이커들이 16메가D램 수요의 부족분을 64메가D램으로 채우려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예측이다.
물론 이 시나리오는 가설에 불과하다.
최근 나타난 수요증가가 PC업계의 연말특수에 힘입은 한시적인 현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초에 다시 경기가 고꾸라지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그러나 "반도체는 타이밍 산업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시장선점 기회를
놓치는 것은 치명타"(김부회장)임에 틀림없다.
특히 일본업계도 64메가D램 생산을 위해 라인을 달구기 시작한 상태여서
한국업계의 생산개시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 조주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