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인터넷상에서 국내 TV프로그램을 본다.

세계 어디에서든 국내의 뉴스와 드라마 쇼 등 각종 방송프로그램을
리얼타임으로 시청할수 있다.

방송과 통신이 융합되면서 우리 눈앞에 새로 나타나고 있는 현실이다.

컴퓨터만 있으면 영상과 오디오를 함께 즐길수 있는 것이다.

MBC가 인터넷방송을 시작한지 불과 10일만에 국내 방송계에는 엄청난
파장이 일고 있다.

이 업무를 담당하는 MBC 뉴미디어국 뉴미디어사업팀 직원들은 연일
쇄도하는 문의에 정신을 차릴 겨를이 없다.

인터넷에 접속하려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시스템전체가 몇차례 다운되기도
했다.

여기저기서 함께 사업을 하자는 제의도 빗발치고 있으며 광고주들도
인터넷방송 시청률조사를 해달라고 주문하고 있다.

MBC 스스로 이렇게 반응이 좋을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하고 있다.

MBC의 인터넷은 (주)아이네트기술의 통신망과 스트림웍스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제공되고 있다.

MBC본사와 아이네트를 연결한 케이블을 통해 프로그램이 공급되면 아이네트
에서는 인터넷 첨단 생중계 기술과 국내 최대규모인 12Mbps 국제회선을
이용해 인터넷상에 올린다.

인터넷 주소는 http://www.mbc.co.kr.

이 방송의 주요 시청자는 국내 인터넷 사용자들과 해외동포.

그러나 국내보다 해외의 사용자가 훨씬 많다는 것이 최홍미 뉴미디어사업
팀장의 얘기이다.

특히 국내기업 해외지사에서 국내 정보를 알아보기 위해 많이 이용한다는
것.

MBC에 뉴미디어국이 발족한 것은 지난해 12월.

지난 2월10일 첫 사업으로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했다.

이후 "700년전의 약속" 등의 드라마와 뉴스 등의 프로그램을 시험적으로
방송했다.

이어서 곧 인터넷 리얼타임 방송작업에 들어가 지난 9월에 마쳤다.

당초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던 사내에서도 최근엔 굉장한 호응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이다.

최홍미팀장은 "인터넷이 방송만의 고유정보를 제공, 방송을 직접 보지
못하는 지역의 시청자들에게 한국의 정보와 문화를 소개하는 전령사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이번 인터넷방송을 통해 MBC의 이미지제고는 물론 가시적인
사업효과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MBC가 인터넷사업으로 심혈을 기울이는 또다른 일은 인터넷 투표.

19일 열리는 제20회 대학가요제 본선 진출가요를 인터넷을 통해 미리
들려준뒤 인기투표를 실시한다.

여기서 선정된 가요는 가요제때 인터넷상을 줄 계획이다.

이른바 "사이버 가요제"인 셈.

MBC는 앞으로 12월1일 창사기념일에 맞춰 인터넷 홈페이지를 새롭게
꾸미는 등 재단장할 계획이다.

데이터베이스를 인터넷에서 함께 제공하는 방안도 마련중이다.

MBC가 인터넷을 통해 방송과 통신의 장벽을 허무는데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 오춘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