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9일 재정경제 통상산업 건설교통 등 13개 상임위를 열어 한국은행
서울경찰청 대구지방환경관리청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 등 소관부처 및 산하
기관과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국정감사를 계속했다.

건설교통위의 고속철도공단에 대한 감사에서 김한종 공단이사장은 "경부
고속철도 건설공사가 용지매수 부진과 각종 민원 등으로 사업추진이
지연되고 있는데다 경주노선 재선정, 대구~대전구간 지하화, 상리터널문제
등이 해결돼야하기 때문에 공기와 사업비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김이사장은 "현재 미국의 WJE, 벡텔사 등 외국전문업체들에 의해 전공사
구간의 안전진단과 실공기 산정작업을 진행중"이라며 "이들 작업의 결과를
토대로 내년 상반기에 공기와 사업비를 재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따라 오는 2002년으로 예정됐던 고속철도 개통시기는 상리터널노선
재선정과 경주노선문제 등을 감안하면 2~4년 늦춰지고 총공사비도 3조~4조
원이 증가, 최고 15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재경위의 한국은행감사에서 차수명의원(신한국당)은 "15개 시중은행의
부실여신은 해마다 상각처리했음에도 올 6월말 현재 2조3천1백94억원에
이르는 등 급증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부실여신해소대책을 추궁했다.

박명환 나오연(신한국당)의원 등은 "10만원권 자기앞수표의 경우 현금처럼
유통되고 있음에도 사용시마다 분실.도난수표일 경우를 대비해 반드시
이서나 주민등록증제시 등을 해야하는 등의 불편을 겪고 있다"며 위.변조
방지 차원에서도 5만원권 및 10만원권 등 고액권 지폐를 발행해야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통상산업위의 수출보험공사에 대한 감사에서 박주천의원(신한국당)은
"수출보험기금이 보험책임잔액의 5%에도 못미쳐 실효성을 잃고 있다"며
"이자율이 낮은 공공자금관리기금 등의 예탁규모를 줄여 기금운용의
수익성을 높여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맹형규의원(신한국당)은 "수출보험공사가 정일분말야금공업 등 3개사를
위장사기 수출업체로 적발하고도 명예훼손혐의로 고발당할 것을 우려,
지급한 보험금을 회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라며 경위
해명을 요구했다.

문화체육공보위의 공연윤리위원회에 대한 감사에서 국민회의 길승흠
신기남 정동채 최재승 최희준의원들은 "관주도의 공윤은 폐지하고 민간
주도의 자율적 심의기구를 설치해야 한다"면서 "성인전용관 및 성인전용
비디오대여점을 허용하되 특정지역에서 영업토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신과학위의 영광원자력발전소에 대한 감사에서 여야의원들은 원전안전
관리대책 등을 집중 추궁했다.

박성범(신한국당) 이부영(민주당)의원은 "국내가동 11기 원자로에 대한
최근 2년간의 불시정지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영광원전이 불시정지 총 21건중
12건(57%)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원전사고시 진상은폐 의혹을
없애기 위해 "언론보도 의무조항"을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박정호.문희수.김호영.김태완.이건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