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김태현기자] 부산시 사하구 신평동에 본사를 두고 있는 산업기계설
비와 자동차부품 전문제조업체인 (주)서일(대표 허현도)이 3백50억원대 규
모의 부도를 내 지역경제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주)서일은 주거래은행인 부산은행 신평동지점에 지난 7일 만기돼 돌아
온 어음 10억9천만원을 결제하지 못한데 이어 8일에도 2천만원을 막지 못
해 최종부도처리됐다.

9일 부산은행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서일은 현재 부산은행에 1백70억
원의 여신이 있는 것을 비롯 동남은행 대구은행 조흥은행 등 은행권에 1백
억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또 1백여개에 달하는 하청업체와 원자재 납품업체 등에 발행해
준 지급어음도 80억원대에 이르러 최종부도금액은 3백50억원대를 상회할 것
으로 추정돼 파문이 확산될 것으로 우려된다.

부도를 낸 (주)서일은 주력부문인 섬유기계설비 자동차부품 등이 경기침
체와 내수부진으로 어려움이 가중된데다 나머지 원자력 발전설비 등도 대기
업과 경쟁해야 하는 업종구조적인 문제로 지난해부터 심각한 자금압박에 시
달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4년 허사장에 의해 창업돼 80년 법인체로 전환한 (주)서일은 그동
안 발전설비 화공기계 섬유기계 냉동컨테이너부품 자동차부품 등을 생산해
온 부산의 대표적인 기계설비제조업체로 종업원수 2백50명에 지난해 매출규
모가 3백20억원대에 이르는 중견업체로 꼽혀왔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주)서일이 기술축적이 잘돼 있는 회사임을 감안,빠
른 시일내에 제3자 인수 등을 통해 경영정상화를 되찾을 수 있도록 할 방침
"이라고 밝혔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