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경험이 없는 어린 자식들에게 부동산을 물려주려니 불안합니다.

제가 불치의 병을 얻어 앞일을 예측할 수 없으니 향후 10년간 저의
부동산을 잘 관리한 뒤 자식들에게 소유권을 넘겨주십시오"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시가 40억여원의 대지 220평에 지하2층 지상 7층
규모의 건물을 소유한 이모씨 (52.여)가 한국토지신탁 (대표 김화생)과
"유언집행"을 목적으로 한 부동산관리신탁계약을 체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부동산관리신탁은 부동산개발을 신탁회사에 맡기는 개발신탁과는 달리
일정 수수료를 받고 부동산을 관리해주는 것으로 재산상속분쟁을 우려해
"유언집행관리신탁계약"이 체결된 것은 처음이다.

이씨와 한국토지신탁측간의 계약내용은 위탁재산을 향후 10년간 관리한뒤
계약이 완료되면 유언대로 자녀들에게 재산소유권을 넘겨준다는 것.

6개월분 신탁보수는 248만여원으로 10년후 자녀들이 성숙해진 뒤
재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씨가 한국토지신탁에 유언신탁을 한 것은 자녀들을 돌볼 남편이
없는데다자신의 사망이후 상속분쟁과 재산유지가 우려됐기 때문이었다.

세자녀가 모두 20대를 넘어 법률적으로 성인이지만 재산을 한꺼번에
날려버리지 않을까 걱정됐던 것이다.

재산상속문제로 마음이 편치 못했던 이씨는 일단 변호사를 찾아
재산상속문제를 상담해 변호사로부터 한국토지신탁과 신탁계약을 체결,
재산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자문을 얻게 됐다.

이에따라 이씨는 상속재산을 10년간 처분하지 못하도록 하는
관리신탁계약을 체결하고 신탁보수로 일정 금액을 지불, 사후
재산관리문제를 해결했다.

한국토지신탁의 한 관계자는 "유언집행을 위한 관리신탁계약을 맺기는
이번이 처음이다"며 "앞으로 미성년의 자녀에 대한 상속과 사후
재산관리를 위한 "유언재산관리신탁"이 새로운 신탁상품으로 각광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고기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