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ll is round"

공은 둥글기에 왠지 부담이 없다.

이렇게 차면 이렇게 가고, 저렇게 차면 또 그렇게 간다.

내가 처음 공과 인연을 맺은 것은 아주 단순한 이유 때문이었다.

중학교 2학년무렵인 걸로 기억한다.

당시 나는 몸이 허약하여 체육시간이면 지칠줄 모르고 신나게 뛸 수
있는 급우들이 몹시 부러웠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축구"였다.

그때부터 나는 일요일이면 언제나 공과 함께 학교 운동장에 가
있었다.

당시 우리집은 노량진에 있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상도동에 사는 당시
국회의원이었던 김영삼 아저씨 (현 대통령)를 알게 되어 매일 새벽이면
나는 그분 댁의 초인종을 눌러 함께 중앙대학교까지 조깅을 하고
그 곳에서 축구를 한 기억이 난다.

회사에 입사한 후 바쁜 직장생활이 시작되면서 잠시 축구와 멀어져
있을 당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셨던 대한생명 최순영 회장님의 축구에
대한 열의와 멕시코 4강 신화가 몰고온 축구에 대한 온 국민의 열기는
나로 하여금 다시 축구를 하게 하였고, 사내 축구 동호인회를 발족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85년 여의도에 동양최고의 대한생명 63빌딩이 신축되면서 우리는
동호인회 명칭을 "63축구 동호인회"로 정식명명하고 매주 토요일 오후
모임을 매주 화.목.토 아침 6시30분부터 1시간씩으로 연장함으로써 더욱
축구와 가까워질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여의도지역 직장인 축구 활성화를 위하여 "한강 직장축구 연맹"을
조직하고 여의도에 있는 유수의 회사나 기관에 근무하는 직장인들이
축구경기를 통해서 서로를 알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게 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3년전부터 현 김광평 사장님의 배려로 매년 가을 정기적으로 "사장배
쟁탈 본부대항 축구대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매년 6월3일이면 63빌딩
입주사 직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63건강 달리기 대회"를 개최함으로써
건전하고 건강한 기업문화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새벽의 시원한 강바람을 한껏 마시며 신나게 공을 차고 뛰노라면
어느새 온몸은 땀으로 흥건히 젖게 된다.

이제껏 쌓인 각종 스트레스를 땀과 함께 씻어내고 정말 상쾌한 기분으로
일을 시작하면 하루가 가뿐하다.

이보다 좋은 보약이 또 있을까.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