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경제전망이 최종 확정되기도 전에
성급히 "IMF 경제전망"을 발표, 스스로 공신력에 흠집을 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은은 지난달 25일 IMF로부터 입수한 "세계경제전망"을 발표했으나
정작 IMF가 발표한 경제전망과는 상당한 차이가 났다.

세계경제성장률의 경우 한은자료엔 <>95년 3.4% <>96년 3.7% <>97년 4.2%
등으로 돼있으나 IMF는 <>95년 3.5% <>96년 3.8% <>97년 4.1%라고 발표했다.

또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체제전환국 등의 성장률도 한은자료와 IMF 자료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한은은 이에 대해 "지난 8월 IMF가 회원국들에게 경제전망자료를 보내면서
9월25일이후에 발표해 달라는 단서를 붙여 25일 발표했을뿐"이라며 "그 이후
수정된 자료를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신현철 한은국제협력실장은 "IMF 등 국제기구들은 발표직전에도 전망치를
수정하곤 한다"며 "수정전망치를 받지 못해 이런 오류가 발생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관계자들은 그러나 IMF가 지난달 25일 세계경제전망을 발표할 것이라는
것은 이미 예정돼 있었는데도 한은이 굳이 8월에 입수한 자료를 지난달
25일 발표한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이들은 또 세계의 통신사들이 이미 타전한 수정전망치를 한은이 모르고
있는 것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특히 "신뢰를 생명으로 하는 중앙은행이 이처럼 성급히 일을
처리한 것은 국민들의 신뢰보다도 정부 눈치보기가 더 급했기 때문 아니냐"
며 한은의 과잉충성을 위한 "한건주의"로 평가하기도.

< 하영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