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유명 화장품 회사들이 의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화장품의
효과를 과대광고하다 무더기 적발됐다.

30일 식품의약품안전본부는 국민회의 신낙균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서 지난 7-8월 두달동안 화장품 광고실태를 집중조사한 결과
크리스찬디올 등 11개업체가 13개 제품에 대해 과대광고하는 것을 적발해
냈다고 밝혔다.

안전본부에 따르면 크리스찬디올은 "끌레르디올 마스크"에 대한 광고에서
"피부의 화이트닝 효과를 촉진시켜줄 뿐만아니라 검은 반점이나 잡티 생성을
억제해준다"는 등 약학.의학적인 치료효과가 있는 것처럼 과대광고를 했다.

크리스찬디올은 또 최근 국내 여성들 사이에 "몸매관리용 화장품"으로
소문나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디올스벨트꽁씽트레맹쉐"에 대해 "셀루라이트
를 근원적으로 조절해 신속하게 바디라인을 개선해준다"며 과대광고하다
적발됐다.

이엘시에한국유한도 "에스티로더 싸이존바디시스트림라이닝 컴플렉스"에
대해 "표피아래 지방을 감소시켜 유연하고 날씬하게 보여준다"는 등으로
과대광고했다.

유니레버코리아의 경우 "알파세라이드" 제품 광고에서 "2개월간 사용하면
잔주름이 효과적으로 감소되고 불균열한 피부색이 평균 42-68%까지 감소됨을
피부과 전문의로부터 입증했다"며 입증되지도 않은 효과를 과대광고해왔다.

네슈라화장품은 "네슈라미백클리닉W"에 대해 "피부성형수술을 네슈라미백
클리닉W로 하세요.

효능을 전문의가 인정"한다고 광고하는 등 대부분의 수입화장품업체가
화장품을 치료효과가 있는 의약품처럼 과대광고를 일삼는 것으로 밝혀졌다.

국내업체인 태평양도 "배리떼안티셀루라이트젤"에 대해 "셀루라이트를
조절해준다", 엘지화학은 "녹스벨트"에 대해 "사용 2개월뒤 지방층 두께가
9% 감소된 것이 확인됐다"며 과장광고로 여성들을 유혹했다.

LG화학은 "화이트케이 프러스 화장품 세트"에 대한 광고를 통해 기미.
주근깨 예방 등에 효과가 있는 것처럼 광고하다 적발됐다.

한편 안전본부는 이들 과대광고로 적발된 업체에 대해 관련절차를 밟아
2개월간의 해당품목 판매정지 처분을 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행 관련법규의 사전광고심의 기능이 약하고 처벌내용이 미약해
업체들이 이른바 "치고 빠지기식"의 과대광고를 계속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현재 의약품의 경우 의약품제조공업협동조합 자율광고심의위원회의 결정이
법적구속력을 가지고 있으나 화장품의 경우 협회 차원의 심의기능이 미약해
사전광고심의가 유명무실한 실정이다.

또 과대광고에 대한 당국의 단속이 실시되는 경우가 매우 드문데다 적발될
경우에도 1차적발시 해당품목 2개월 판매정지, 2차적발시 6개월 정지를
받는데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 김정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