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법정관리 해제는 파산상태에 이르렀던 "한국 조선공업의
요람"이 조기에 회생했다는 점과 이 회사가 선진업체로 도약할 수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라는 점에서 커다란 의미를 갖는다.

한진중공업의 전신인 대한조선공사는 지난 37년 설립된 "한국 조선산업의
1번지"로 지난 80년대 중반 조선 불황때 "침몰"해 88년 4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한진그룹으로 넘어가 한진중공업으로 회사이름이 바뀐 것은 89년.

그때부터 지금까지 7년여에 걸친 사업구조개편등 자구노력으로
경영정상화에 성공한 것이다.

송영수한진중공업사장은 "법정관리의 조기해제는 대형 국가기간산업체
출신 임직원들이 합심 노력해 짧은 기간안에 경영정상화를 이룩한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남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이번 해제는 한진중공업에는 선진 업체로 일대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었고 최근 수주부진 등으로 침체돼있는 조선.중공업
업계에는 활력소를 불어주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진중공업도 이에 걸맞는 "중공업 부흥" 계획을 내놓았다.

한진중공업은 2005년까지는 연간매출을 4조원으로 늘릴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한진은 우선 "수송 물류기기 생산을 전문으로 하는 세계적 종합중공업
업체"를 경영 목표로 정했다.

사업부문들을 다각화 고도화하고 지방화 세계화 경영을 동시에 추진해
전문 사업장 체제로 승부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한진은 이를위해 경북 상주에 40만평규모의 철도차량공장을 세우기로
하고 지난 9월말 공사에 들어갔다.

상주 공장은 한진이 추진하고 있는 사업확장 플랜의 첫 작품이다.

한진은 또 기존의 부산 다대포 제작소를 현재의 5만평에서 9만평규모로
확장하고 영도조선소를 가덕도 신항만 인근 40만평의 야드로 이전키로
한 계획도 오는 2005년께로 앞당겨 마무리짓기로 했다.

한진은 이같은 사업구조조정을 통해 기복이 심한 조선의 비중을 현재의
70% 수준에서 40%로 낮추고 사업내용도 고부가가치형으로 전환키로 했다.

주력 제품으로는 LNG(액화천연가스)선과 고속전철 자기부상열차
첨단공항설비 자동화시스템 발전설비 특수차량등을 선정했다.

아무튼 한진중공업이 남은 3천1백억원의 채무를 변제해나가면서 사업
확장을 추진해야하는 부담과 당장의 조선 불황을 이겨내야하는 과제를 안고
어떻게 이같은 장기비전을 실현할 수 있을른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심상민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