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통신기술수준은 현재 어디까지 와있을까.

지난 3월에는 사람 머리카락굵기의 광섬유 한가닥으로 초당 1조 비트의
데이터를 전송할수 있는 기술이 연구기관들에 의해 개발됐다.

이것은 1,200만명이 동시에 통화하거나 초당 두시간짜리 영화 100편을
다운로드 받을수 있는 속도이다.

또 방송전파의 경우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있는 아날로그 디바이시스사같은
회사들은 자동해독장치 프로그램으로 스위치조작만 하면 어떤 형태의 신호건
해독할수 있는 휴대전화기지국용 칩인 "소프트웨어 라디오"를 개발중이다.

하지만 이같은 기술개발에 드는 비용은 이들 개발업체에는 큰 부담이
아닐수 없다.

첨단 디지털 네트워크를 확대해 소비자들에게 서비스하려는 대담한 계획을
세웠던 통신회사들도 시간이 흐르면서 사업의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는 것이
분명해지면 그 사업을 포기하곤 했다.

예를들어 미국전화회사들은 90년대를 전후해 각 가정마다 광섬유를 깔
계획을 세운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 사업은 가구당 1,000달러가 넘는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프로젝트였다.

그래서 전화회사들은 광섬유는 일부만 깔고 대부분의 가정에는 동축케이블을
사용하기로 정책을 바꿨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이마저도 부담을 느낀 몇몇 전화회사들이 기존 구리전화
선으로 전송속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들을 고안하기 시작했다.

케이블TV 회사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2~3년전 이들은 수백만개의 디지털 셋톱박스를 설치할 계획을 세웠지만
대부분이 계획을 취소하거나 연기해 버렸다.

박스를 사고 또 이 박스를 이용하기 위해 네트워크를 업그레이드하는데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같은 문제들도 서서히 개선돼가는 추세다.

광섬유망구축에 필요한 광전자부품과 같은 첨단기기들의 가격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전화회선만을 이용해 좀 더 많은 통화를 할수 있는 기술을 개발중인
회사로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베드퍼드시의 어웨어사가 있다.

초당 100만 사이클의 높은 주파수를 이용할 경우 비대칭 디지털가입자
전송장치(ADSL)는 기존 전화회선으로도 메가비트급 데이터를 전송할수
있게 된다.

구리선에 실린 신호는 이 주파수대에서는 급속히 힘을 잃게 되므로 ADSL을
사용하는데 감도가 좋은 신호보호칩이 필요하게 되는데 어웨어사는 미국
군대와 첩보국용 등으로 개발된 보호칩을 이용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인터넷 이용자들이 급증하면서 이용폭주로 전화사용자들이
불편을 겪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팩벨등 회사들이 수백만달러를 들여
스위치는 물론 스위치간을 잇는 간선들을 보강하고 있다.

인터넷 이용폭주는 인터넷접속업체 등으로 하여금 라우터들을 계속 증설케
만들고 그 결과 메시지나 웹주소를 찾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넷스타사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극소수 강력한 라우터를
이용해 검색시간을 단축시킬수 있는 방안을 강구중이다.

통신기술이 발달해가는 한편으로 이처럼 발달을 저해하는 요인들도
여러가지가 있다.

전화회사의 경우 가장 큰 문제는 전화통화와 장비보수 요금징수등을 맡는
컴퓨터가 상당히 낡았다는 사실이다.

나이넥스사의 경우 수십년된 대형컴퓨터 소프트웨어 프로그램들을 유지
하는데만 연간 2억~3억달러가 소요된다.

그러나 이같은 문제들은 다른 문제들과 마찬가지로 해결의 필요성이 있고
해결하지 않음으로써 생기는 불편이 해결하는데 드는 수고보다 더 큰 한
궁극적으로는 해결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