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배비장전"을 창극과 뮤지컬로 꾸민 공연이 10월 무대에 나란히
올라 한판 대결을 벌인다.

국립창극단 (단장 전황)이 창극 "배비장전"을 10월3~10일 국립극장
소극장무대에 올리고, 서울예술단 (이사장 구자호)이 뮤지컬
"애랑과 배비장"을 10월3~9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하는 것.

조선후기 서민문학의 대표작중 하나인 "배비장전"은 주종관계의 전도,
인간의 이중성 등을 해학적으로 그려내 당시 양반사회를 통렬하게
풍자한다.

연극 영화 마당극 발레 등 다양한 형태로 공연돼 우리에게 친숙한
고전.

창극 "배비장전"은 국내유일의 해학창극으로 판소리 다섯마당에 기초한
창극과 달리 설화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

지난 77, 88년 국립창극단이 공연해 호평을 받은 작품을 서울대
국악과를 거쳐 이탈리아 국립아카데미에서 오페라연출을 공부한 김홍승씨가
새롭게 각색.연출해 무대화한다.

이번 공연의 특징은 배비장역에 주호종, 애랑역에 유수정 정미정 등
젊은 소리꾼들을 대거 주역으로 기용하고 안숙선 김영자 김학용 최영길
정순임 등 내로라 하는 명창들이 조연으로 출연한다는 점.

연출가 김홍승씨는 "소극장에서 공연하는 만큼 사실성을 높이기 위해
젊은 신인들을 대거 등장시키는 것이 불가피하다"며 "새얼굴의 신선함과
중견명창들의 무게가 조화를 이루는 무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이 반주를 맡고 국립무용단이 전통 춤사위를 선보인다.

문의 274-1151.

뮤지컬 "애랑과 배비장"은 서울예술단이 창단 10주년을 기념, 국내
최초의 현대적 뮤지컬로 꼽히는 66년작 "살짜기옵서에"를 대형뮤지컬로
되살린 작품.

올 2월초 초연때 9회 공연을 통해 1만6,000여 관객으로부터 환호를
받았고 6월 미국 L.A공연때는 "브로드웨이뮤지컬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독특한 형태의 뮤지컬"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총감독 표재순, 연출 유경환, 안무 정재만 양성옥, 애랑역에 이정화,
배비장역에 박철호 유희성, 제주목사역에 송용태 등 초연때 멤버가
다시 모여 한층 원숙된 무대를 보여줄 작정.

한편 공연팀은 이번 서울공연에 이어 10월15일 일본 동경 신주쿠극장에서
"2002년 월드컵 한.일 공동유치기념공연"을 하고 11월 지방순회공연도
가질 계획이다.

문의 523-0984.

< 송태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