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가 시끄럽다.

이탈리아 간판기업 올리베티의 회계조작사건을 위시해 국영철도회사 비리와
분리독립을 선언한 움베르토 보시 북부동맹당수에 대한 검찰의 수사에
이르기까지 이탈리아 전체가 극심한 홍역을 치르고 있다.

회계조작사건에 휘말린 올리베티는 18일 검찰수사를 받고 있는 프란시스코
카이오회장후임에 로베르토 콜라니노를 임명했다.

이로써 올리베티는 보름도 채안돼 신임회장을 새로 맞이하는등 회사설립후
최대위기에 직면해 있다.

또한 검찰이 지난 9월초 부실경영을 책임지고 물러난 베네데티전회장과
안토니오 테스원신임사장에까지 수사를 확대되면서 올리베티파문은 확대
일로에 놓여 있다.

올리베티와 함께 검찰은 최근 공금횡령 뇌물수수 돈세탁등 다양한 죄목으로
로렌죠 네치 국영철도회장과 고위임원 3명을 구속, 재계를 뒤흔들어 놓았다.

이어 16일 이 사건과 관련 판사 4명을 포함한 유명인사 5명에 대한 구속
영장을 추가로 발부함으로써 이탈리아를 걷잡을 수 없는 충격속으로 몰아
넣고 있다.

검찰은 또한 지난주 북부이탈리아를 떠들석하게 했던 분리독립운동에까지
손을 대고 있어 정국혼란이 어디까지 갈지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보시사건을 다루고 있는 북부도시인 만튜아시의 한 검사는 그의 혐의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법률전문가들은 국가단결에 중대한 해악을
끼친 경우 법적 처벌이 가능하다고 명시한 이탈리아 헌법을 들추어가며
보시의 구속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이에대해 보시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정치적 이슈로까지 비화될
가능성도 크다.

이번 사건들이 가까스로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는 경제에 찬물이나 끼얹지
않을까 우려하는 국민들은 "조용한" 이탈리아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김수찬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