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말이후 성수기에 들어선 미주노선의
항공화물적체가 심화돼 적체량이 현재 대한항공 5백50t, 아시아나 5백t,
외항사 4백t 등 모두 1천4백50t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에따라 대부분이 중소 전자 및 컴퓨터 부품업체와 섬유업체인
화주들은 적기납품을 지키지못해 운송비를 추가로 부담하는 등 물류비
증가에 따른 고통을 당하고 있다.
수출항공화물 적체현상은 항공화물 수요를 잘못 예측, 노선확충을
소홀히 한데다 항공사의 부정기선 투입계획에도 뚜렷한 이유없이 지침을
내놓지않고 있는 등 건설교통부의 대책부재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항공화물 적체현상과 관련, 항공화물을 취급하는 한국복합운송주선업
협회는 최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에 화물기를 증편, 수출화물의 적기
수송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공식요청하는 등 파문이 커지고
있다.
운송협회는 "이같은 현상이 8월말에서 11월까지 3개월간의
피크시즌에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연중 일어나는 구조적인 문제"라며
"동남아화물과 연계하는 항공사의 운송체계를 개선하는 한편 화물기를
증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항공화물의 적체로 요즘들어 평균 3~5일정도 김포공항의 창고
신세를 져야하며 이에따라 운송업체들은 하루 30만~40만원의 창고료를
부담하고 있다.
섬유수출업체인 H사의 경우 납품기일을 5일 넘겼다며 미국의 D사로부터
클레임을 당해 5천만원의 운송비를 자부담하기로하고 9일에야 뒤늦게
물품을 보낼 수 있었다.
복합운송업체인 대진항공의 엄장원상무는 "항공화물 이용자는
고부가가치제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이라며 "항공사의 이윤도 중요하지만
수출활성화 증진의 일환으로도 물동량 증가에 따른 운송수단확충을 시급히
이뤄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주노선을 제외한 유럽 등 나머지 노선엔 적체가 없으며 미주
노선을 운항중인 국적화물기들은 대부분 방콕 싱가포르 등 동남아를 거쳐
50%의 화물을 적재한뒤 서울에서 나머지 여유분을 적재하는 방식으로
미주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 남궁덕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