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시 강동면에서 화산암의 일종인 진주암을 사용, 산소탱크 등
초고압 보온재같은 세라믹제품을 생산하는 삼손퍼라이트.

지난 82년 설립된 이회사는 노사간에 다져진 협력무드를 밑거름 삼아
획기적으로 발전, 성장해가는 모범업체로 꼽히고 있다.

특히 이회사의 노사협력분위기 조성은 노사간 합의아래 이익분배의
원칙을 확립, 실천하는 데서 비롯됐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삼손도 여느회사처럼 생산적 노사관계를 확립하기까지에는 큰 진통을
겪었다.

이회사의 노조는 지난87년 설립된 이후 위장취업자가 사업장내에 진입,
경주지역내에서는 가장 강성노조로 꼽혔다.

89년에는 노사분규로 3개월간 가동을 중지하는 등 시련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90년대들어 노사양측은 잦은 분규가 쌍방에 손해라는 인식을
갖게 됐다.

이에따라 노사모두가 "공존 공영"의 틀을 만들기위해 새로운 협력관계
모색에 나섰다.

회사측은 우선 "인본주의 경영"을 천명, 근로자들로부터의 불신을
해소하는데 주력해 나갔다.

기숙사를 설립해 비연고 직원의 숙소로 사용토록 하는가 하면 회사내에
탁구 당구 노래방을 설치했다.

써클활동도 장려, 창립지원금과 행사경비 일체를 지원하는 제도를 마련,
운영하고 있다.

특히 노사합의아래 이회사특유의 "이익분배원칙"을 확립, 실천해 나갔다.

이익분배의 원칙은 이익이 발생할 경우 우선 근로자들에게 삼분의 일을
돌려주고, 나머지는 투자자와 기업재투자에 각각 배분한다는 것이다.

이원칙은 이회사 노사간 협력분위기조성에 결정적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삼손은 이와함께 임금뿐만 아니라 현장정서도 중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현장의 직반장제를 폐지하고 생산직 간부들을 과장 대리 등 관리직과
같은 직급으로 대우키로 했다.

또 조반장 이상의 급여체계를 시급제에서 월급제로 바꾸고 조원의
경우도 장기적으로 체계를 관리직처럼 일원화한다는 방침을 정해두고
있다.

이에따라 곧 현장 근로자중에서 부서장이 나올 것이라는 것이 회사측의
전망이다.

노사양측은 또 고객만족과 환경안전 시스템 정립에 나서 지난 5월부터는
BTOB(Back to Basic) 운동을 전개, 작업장 환경과 분진대책 등에 집중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이같은 회사측의 노력에 대해 노조도 현장의 애로 사항과 개선점을
수렴해나가는 등 적극적으로 호응하고 있다.

노조의 주도로 휴일근무에 나서는 등 생산성 향상운동을 벌여 지난
8월에는 창사이래 최고의 생산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성재 노조위원장은 "노사간에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으면 자기와
회사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며 앞으로 노사화합을 통한 조직 발전에
공동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한다.

이같은 노사화합 분위기는 매출신장과 신제품개발 등의 결실로 이어졌다.

삼손퍼라이트는 지난해에 이어 매년 30%를 넘는 매출신장세를 지속하면서
보온재시장에서 대기업 계열사를 제치고 65%의 시장점유율을 보이는 등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회사측은 앞으로 다가올 그린라운드에 대비해 환경사업부문에 투자를
집중해 인공토양인 파라소 공법을 개발, 이공법으로 한국전력 본사를
비롯한 전국의 80여개 대형 건물을 시공했다.

최근에는 내압투수판인 투수펫을 개발하는 등 새로운 분야로 진출하고
있다.

보온 단열재분야에서 석유화학 철강플랜트 발전소용 등에 쓰이는 고온
단열재를 개발해 프랑스 선급협회에서 국내 최초로 인증을 획득하고
지난해 건립된 한진중공업의 국산 LNG선 1호에 납품하기도 했다.

이회사는 지난해 자체기술연구소를 수립한데 이어 한국자원연구소와
공동으로 개발중인 신제품을 출시해 95년 2백70억원이던 매출을 오는
2000년에는 1천억원으로 높인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중이다.

< 경주 = 신경원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