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은 이노베이션을 통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국민경제의
기반을 지탱해준다.

특히 기술혁신이 빠르고 다품종소량생산의 비중이 커지는 오늘날
중소기업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그동안 우리 정부도 중소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였지만 성과는 시원치 않았다.

특히 중소기업들이 가장 많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대목은 자금난이며
다음이 납품 또는 영업상의 문제다.

어음결제기일이 길어 자금회전이 안되고 납품대금으로 받은 어음이
부도나는 경우 연쇄도산의 위험이 크며 은행돈 얻어쓰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는 하소연은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다.

그렇다고 은행만 나무랄수 없는게 자금력이 약하고 담보마저 부족한데
신용대출을 해줬다가 부실채권이 쌓이면 은행경영이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그 악영향이 국민경제 전체에 두고두고 미치게 된다.

그러나 따지고보면 중소기업의 근본적인 문제는 탄탄한 기술기반이
없다는 것이며 자금난은 부차적인 것이다.

어느 일본 경제인의 지적대로 최고의(Best One)기술, 나아가 유일한
(Only One)기술을 갖고 있어 물건을 없어서 못팔 지경이라면 자금난을
겪을리 없고 납품때 대기업이 횡포를 부릴 여지가 없다.

물론 중소기업이 최고의 기술을 갖는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대기업에 비해 연구개발예산도 달리고 보수나 다른 근무조건이 나빠
우수한 인력이 중소기업에서 일하기를 꺼리기 때문이다.

대신 대기업에 비해 조직이 작기 때문에 의사결정이 빠르고 개인의
창의력을 발휘하기 쉬운 장점도 있다.

문제는 우수인력을 끌어올수 있게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다.

이점에서 스톡 옵션제도는 안성맞춤이라고 생각된다.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같이 모험기업(벤처캐피털)이 많은 곳에서
널리 활용되는 스톡 옵션제도는 회사가 근무연한, 공헌도 등에 따라
임직원에게 싼 값에 회사주식을 살수 있는 권한을 주는 제도다.

이를 통해 유망한 중소기업들은 우수인력을 확보하고 근무의욕을
북돋울수 있으며 잘되면 직원들은 큰 돈을 벌수 있다.

이번에 우리정부가 스톡 옵션제도의 도입에 걸림돌이었던 양도소득세와
증여세를 면제해주기로 한 결정은 환영할 만하다.

벌써 국내의 적지 않은 모험기업들이 이 제도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스톡 옵션제도가 효력을 발휘하려면 세금면제 뿐만아니라
장외시장의 활성화도 필요하다.

모험기업이 제품개발이나 경영에 성공했다 해도 상장이 안되면 기껏
받은 주식이 쓸데 없기 때문이다.

장외시장 활성화는 중소기업의 자금조달을 쉽게 하고 금융비용절감을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점을 이미 여러차례 지적했으며 최근 정책당국도
이같은 방향으로 노력하고 있어 다행이다.

다만 장외시장이 아직도 독자적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상장전에 거치는
중간단계로 인식되고 있어 유감이다.

관계 당국은 하루빨리 스톡 옵션제도및 장외등록시장을 활성화시켜
중소기업에 활력을 불어 넣어주어야겠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