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전세값을 크게 올린 집 주인을 신고해 달라며 "전세값 과다
인상자 신고센터"를 4일부터 국세청 본청과 전국 지방국세청 및 일선
세무서 민원실에 일제히 개설한 이후 5일까지 이틀동안 각 신고센터에는
전세값 인상과 관련된 신고 문의전화가 폭주해 전세값 인상을 둘러싼
서민들의 불만을 반영하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각급 신고센터에는 전세값 과다 인상자에 대한
세무조사 방침이 보도된 4일 오전부터 문의전화가 빗발쳐 전화가 거의
불통상태에 이를 정도였다는 것.

국세청 재산세국 관계자는 "신고센터를 개설한 지 이틀 밖에 지나지
않아 실제신고 건수는 아직 35건에 불과하지만 문의전화는 끊임없이 오고
있다"며 "대부분이 자신의 경우가 신고 대상이 되는 지를 먼저 알아보고
나중에 신고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고 설명.

이 관계자는 "문의자들은 자신의 신고가 집 주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신중하게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면서 "그러나 전세값 과다
인상에 대한 문의가 폭주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그동안 내집을 장만하지
못한 서민들이 전세값 인상으로 인해큰 고통을 당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고 지적.

< 박기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