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정부와 회교반군은 지난 24년간 지속돼온 분쟁을 종식시킬 평화협정
에 2일 공식 서명했다.

마누엘 얀 필리핀 정부 수석협상대표와 최대 회교반군세력인 모로국민해방
전선(MNLF)의 누르 미수아리 의장은 이날 마닐라 대통령궁에서 1천5백여명의
정부관리와반군 및 회교국 대표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협정에 정식으로
서명했다.

지난 3년간 평화협상을 중재해온 알리 알라타스 인도네시아 외무장관은
"지금은 남아시아 전체국가에 있어 매우 중요한 순간"이라고 이번 평화협정
서명을 높이 평가했다.

이번 평화협정은 지난달 19일 피델 라모스 대통령이 필리핀 남단
민다나오섬 말라방에서 미수아리 의장과 가진 비밀회담을 통해 합의된
것으로 분쟁으로 황폐화된 남부지방의 발전과 평화에 기여하게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평화협정은 회교반군에게 남부 14개주에 걸친 회교도지역에 대한 3년간의
자치권을 부여하는 대신 99년 국민투표를 통해 이들 지역의 새로운 자치
정부 참여여부를 결정토록 규정하고 있다.

한편 지난 24년간의 분쟁을 통해 발생한 희생자수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반군측은 다수의 민간인을 포함해 20여만명이 희생됐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필리핀 정부측은 12만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