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까지만 해도 프랑스에서는 여성은 직업 화가로 인정되지 않았다.

19세기 중반 여성 미술가의 숫자는 전체 미술가의 3분의1을 차지할
정도로 급증했으나, 7%만이 살롱에 입상할 뿐이었다.

그만큼 여성 미술가의 활동은 저조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여성 미술가의 활동은 남성 미술가에 비해 저조한
편이다.

미대 졸업생중 3분의2이상이 여서이지만, 한국미술협회의 회원중 여성은
30%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의 최초의 여성 미술가는 조선시대의 신사임당이다.

이율곡의 어머니인 그녀는 7세 때부터 안견의 그림을 본떠 산수화를
그릴 정도의 뛰어난 재주를 바탕으로 여성다운 섬세한 선과 아름다운
색감의 초충화와 영모화를 잘 그렸다.

일제 강점기에 일본 유학을 했던 나혜석.박래현.천경자는 근대 이후
우리나라의 대표적 여성 미술가다.

당대의 가장 진보적인 여성으로서 신문이나 잡지에 자신의 여성관과
자유 사상을 발표했던 나혜석은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로서
향토적인 것을 소박하게 그렸다.

반면에 박래현은 전통화의 기법을 현재적인 조형어법으로 파악해
독자적인 세계를 구축했으며, 특히 남편 운보 김기창의 작품 세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천경자는 일찍부터 채색화에 몰두하여 환상적 색채와 대중적 내용으로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했으며, 이숙자는 보리밭과 여성 누드 (이브)
연작으로 천경자의 뒤를 잇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작품 가격 (1호당)은 나혜석 500만원 이상 박래현 100만~200만원
최욱경 100만~300만원 천경자 300만~500만원 (드로잉은 1점당 300만~
500만원) 이숙자 30~50만원, 황주리 20만원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서양의 대표적인 여성 미술가는 조각가 까미유 끌로델을 들 수 있다.

그녀는 뛰어난 재주를 가졌으면서도 연인 로댕에 가려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으나 지금은 소품이 5만달러 이상을 호가한다.

멕시코의 현대미술을 선도했던 디에고 리베라의 아내였던 프리다
칼로는 전철 사고로 불구가 된 자신의 신체적 현실과 그 현실에 대한
의식을 초현실주의 회화에 담고 있다.

칼로의 작품은 소품도 1점당 100만달러 이상이고, 꽃의 형태를 통해
여성의 성기를 상징화했던 조지 오키프의 20호 정도의 작품은 50만달러
안팎, 회색.핑크색.파란색 등 담색조의 감미로운 여성상으로 유명한
마리 로랑생의 작품은 10호 정도가 20만달러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이밖에 사진작가 신디 셔먼의 작품은 1점당 2~5만달러, 조안 미첼의
작품은 대작의 경우 1점당 10~30만달러 정도의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 가나미술문화연구소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