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4분기국내총생산(잠정)"의 특징은 그동안
지적돼온 경기급랭우려가 현실화,경기연착륙기조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성장율이 뚝 떨어진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그 내용조차도 알맹이없는 껍데기
뿐인 성장임이 여실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대로라면 올해 연간 성장율은 6%대로 갈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다 지난해까지 성장을 이끌던 투자와 수출 제조업생산은 급격히
둔화된 반면 민간소비만이 높은 증가율을 유지, 성장을 뒷받침했다.

민간소비가 다분히 경기후행적인 특성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성장은 더 둔화될 것이란 점을 쉽게 점칠수 있다.

여기에 지난달부터 감소세로 돌아선 수출과 투자및 생산활동부진이 겹쳐
연간성장률은 6%대로 급락, 정부가 당초 장담했던 "경기연착륙"도 힘들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난 2.4분기 성장은 소비가 주도했다.

민간소비지출과 정부소비지출은 각각 7.1%와 4.0% 증가했다.

이를 합한 최종소비지출은 6.7% 증가, 작년 4.4분기(6.4%)를 오히려
웃돌았다.

이처럼 민간소비지출이 꾸준히 늘고 있는 것은 그동안 지적돼온 "과소비
열풍"과 "해외여행증가"에 따른 것이라는게 한은의 설명이다.

실제 음식료품등 비내구재소비는 4.2% 증가에 그친데 비해 자동차 에어컨
등 내구재소비는 무려 11.4%나 늘었다.

반면 작년까지 성장의 쌍두마차였던 투자와 수출은 밀려났다.

지난해 연간 15.9% 늘었던 설비투자는 3.4% 증가에 그쳤다.

지난 1.4분기 10.2% 증가했던 건설투자도 4.8% 증가로 둔화됐다.

투자는 성격상 6개월후에나 성장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투자부진은 하반기 성장둔화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사정은 수출도 마찬가지다.

한은은 물론 상품수출이 물량기준으로 14.7% 증가했다는 점을 들어 그리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작년 연간증가율(25.3%)은 물론 1.4분기 증가율(23.8%)에
비해 크게 낮아진 것이다.

이처럼 수출이 부진을 보이자 제조업 성장률마저 지난 93년 3.4분기(5.7%)
이후 가장 낮은 6.5%에 그쳤다.

문제는 하반기에도 이런 추세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한은은 "소비지출이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는데다 수출도 회복세를
보여 하반기에도 6%대 후반의 성장률을 기록, 연간으론 7.0% 성장은 무난할
것"(김영대 조사담당이사)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기업들은 성장률이 매달 낮아지고 있는데다 정부의 건설투자확대도
한계에 달한 점을 감안하면 연간성장률은 6%대중반에 그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이렇게 되면 정부가 올 최대 정책과제로 설정했던 경기연착륙도 물건너갈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 하영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