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재 < 서울대 교수 >

정보통신기기산업의 기업비교분석에서는 미국의 모토로라와 한국의
LG정보통신을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두 기업을 선정한 것은 모토로라의 경우 세계통신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일류기업이며, LG정보통신의 경우에도 세계 최초로 CDMA(부호분할
다중접속)방식의 이동전화시스템 및 단말기를 상용화하는 등 한국의
대표적인 기업으로 현재 한국 통신기기산업이 안고 있는 문제점과
해결책에 대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두 기업의 비교에서 나타나는 중요한 차이점은 크게 5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먼저 매출액, 자본금 및 순이익 규모면에서 커다란 차이를 보이고
있다.

1995년의 경우 매출액은 약37배 이상, 순이익은 50배 이상 차이가
난다.

그러나 LG정보통신은 20년도 되지 않은 일천한 역사에도 불구하고
최근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급성장하고 있다.

다음으로 소비자 만족도 측면에서의 차이다.

모토로라는 소위 "식스 시그마"라는 운동을 통하여 불량률 제로에
가까운 품질수준을 확보하였으며, 광범위한 A/S네트웨크망 구축과
우수고객 관리를 통해 소비자 만족도를 극대화하고 있다.

반면, LG정보통신의 경우 지속적인 기술개발로 제품불량률이 낮아지고
있고, 고객을 위한 가치경영을 실현하고 있으나 세계시장을 겨냥한 기업
이미지 구축에도 보다 많은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셋째 R&D와 기술력 측면이다.

모토로라는 통신기기분야 외에 통신소프트웨어, 메모리 반도체,
마이크로프로세서 등 기반기술에 대한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무선통신분야에서도 첨단기술개발로 세계통신기기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수준을 확보하기 위한 R&D에 매출액이 10%를 투자하고
있으며 연구개발인력도 전체 인력의 27%에 달하고 있다.

LG정보통신도 짧은 역사동안 전전자 교환기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
수준에 도달하였으며 세계 최초의 CDMA상용화에 성공하는 등 연구개발에
경주하고 있다.

그러나 R&D에서 모토로라와 비교할 때 구조면에서는 거의 차이가
없으나 절대적인 규모면에서는 커다란 차이를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넷째로 글로벌 경영체제면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모토로라는 전세계 21개의 생산시설과 110여개의 영업조직을 연결하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경영체제를 구축하고 있으며 해외부문에서의 매출액이
총매출액의 60%라는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세계 여러 국가와 사업체들로 구성된 컨소시엄을 결성하여
이리듐(IRIDUM)프로젝트를 추진 통일된 통신시스템을 구축하려 하고 있다.

LG정보통신은 베트남 루마니아 중국 러시아 등 4대거점지역을 발판으로
사업영역을 동남아 동구권 미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그러나 매출액 측면에서 해외부문이 차지하는 비율이 10%정도에 지나지
않는 등 빠른 시일내에 해외시장의 확대와 글로벌 경영체제를 확립해
나가는 것이 시급하다.

마지막으로 선진기업과의 전략적 기술제휴에서 모토로라는 APPLE
IBM 등 선진기업과의 제휴를 통하여 자체 기술력을 보완하고 발전시키고
있다.

LG정보통신에서도 AT&T 퀄컴 등과 전전자 교환기 및 CDMA기술에서
기술제휴를 맺고 있으며 해외합작법인 및 연구법인과도 공동 개발을
추진하고는 있으나 기술제휴보다는 기술도입이 많은 실정이다.

앞으로 한국 통신기기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앞에서
제기된 문제점을 인식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