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의 수도이자 금융중심지인 더블린이 한국자본시장 투자를
겨냥한 해외창구로 떠오르고 있다.

더블린은 등록된 펀드만해도 600여개가 넘을 정도로 투자신탁 운용이
활성화된 곳이다.

유럽중심의 다국적펀드 활동무대이기도한 이곳에서 최근 특수펀드에
대한 인기가 되살아나고 있는데다 한국정부의 외국인투자유치노력에
힘입어 한국관련 펀드가 투자가들의 관심을 끌어모으고 있는 것.

현재 설정돼 있는 한국관련 펀드만해도 90개나 된다.

한국관련 펀드를 가장 먼저 등록한 투자신탁회사인 데이비드 딜런은
"한국의 실세금리가 16~18%대에서 움직였을때 한국펀드가 크게 주목받기
시작했다"고 분석한다.

한국관련 펀드가 더블린에서 집중 운용되고 있는 것은 다음의 두가지
이유에서다.

<>더블린을 국제금융중심지로 육성하기위해 아일랜드정부가 각종
투자시스템과 관련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데다 <>3년전에
합의된 한국.아일랜드간 이중과세방지협정에 따라 주식.채권투자시
생기는 자본이득에 대해 세금을 이중으로 물지않아도 되기때문이다.

이중과세방지협정은 한국기업들의 대더블린 대형 제조설비투자를
촉진하기위해 마련된 것이지만 상호간의 자본교류를 활성화하는데도
단단히 한몫을 하고 있는 셈이다.

유럽의 또다른 금융중심지인 룩셈부르크나 벨기에에는 이같은 협정이
전무하다.

영국에는 있기는 하지만 아직 발효된 적이 없다.

이러한 맥락에서 더블린은 한국관련 펀드가 운용되는 해외창구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고 투자자문회사인 데이비 스톡브로커(DS)는
지적한다.

DS는 그러나 한국과 이중과세방지협정을 맺은 말레이시아의 라부안이
만만찮은 경쟁상대라고 덧붙인다.

하지만 펀드매니저들은 아직 더블린쪽이 라부안에 비해 경쟁력이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한국펀드 등록에 들어가는 비용이 더블린쪽이 적을뿐 아니라 투자자들의
호응도도 훨씬 높고 펀드설정과 관련한 규제가 덜하다는 주장이다.

또 투자신탁운용자의 자질, 서비스의 수준, 하부구조등의 측면에서
라부안에 앞선다고 보고 있다.

한편 한국주식시장이 최근 침체상태에 빠지자 올들어 지금까지
더블린에 등록된 한국관련 펀드는 6개에 불과할 정도로 한국펀드의
인기가 다소 수그러들었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현지 금융계 소식통들은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을
위해 통화채시장 개방을 앞두고 있는것과 관련, 채권펀드등 한국펀드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의 자본시장 개방으로 한국펀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외국인투자가들의 발길은 더블린으로 몰려들 것이란 전망이다.

< 김지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