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처럼 넓직한 뜰에 정원수가 있는 집을 요즘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래서 정원을 꾸밀 수 없는 아파트에서는 화분을 가꾸는 집이 많다.

주택에 수목이 있으면 여름엔 그늘을 만들어주며 겨울엔 바람을
막아주고 수목 특유의 녹색이 인간에 정서적 안정감을 주는 등 여러
장점이 있다.

그러나 정원수는 없어서도 안되지만 너무 많아도 좋지않다.

식물은 땅의 기운과 태양의 빛으로 광합성을 하며 성장한다.

이같은 광합성을 통해 낮에는 산소를 공급하게되나 밤에는 반대로
산소를 흡인하고 인체에 해로운 탄산가스를 배출한다.

아파트나 좁은 주택에서 많은 화분을 거실이나 방안에 놓아두는
경우가 많다.

이때 낮에는 화분이 공기 정화기능을 하고 산소를 생성시켜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 주게되나 반대로 밤에는 탄산가스를 배출해 건강에
해를 주게되므로 화분을 베란다나 외부에 옮겨 놓아야 한다.

또 정원수가 너무 많으면 무성한 나뭇잎때문에 햇빛을 받아들이기
어렵고 통풍도 잘되지 않는다.

그래서 집안에 습기가 많아져 음습해지고 해충도 많이 발생해 위생상
문제를 일으킨다.

풍수에서는 정원수의 흉상과 길상도 구분하고 있다.

우선 집안에 있는 고목나무는 함부로 베지 말라고 한다.

오랜기간동안 한곳에 있던 고목에 의해 조성된 주택환경이 나무를
베어버리면 급작히 변하기 때문이다.

이전의 환경에 익숙한 거주자가 변화된 환경에 적응을 쉽게하지
못해 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금기시하는 것이다.

나무의 방향에 따른 길상과 흉상도 있다.

북서쪽의 큰 나무는 겨울철에 불어오는 차가운 북서풍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고 봄에는 중국에서 불어오는 모래바람을 걸러준다.

또 한 여름에는 서쪽에서 비치는 진득한 저녁햇살을 가려주기도
해 길상으로 본다.

반대로 동남쪽에 큰나무가 있으면 무성한 나뭇잎이 동쪽의 양기를
막아 좋지 않은 것으로 본다.

이와함께 남쪽이나 대문앞, 집가까이에 키가 크게 자라는 나무를
심지말라고 했다.

남쪽에 큰 나무가 있을 경우 햇빛을 가리고 여름엔 시원한 동남풍을
막아 습기찬 집안의 공기를 빨리 건조시시키지 못해 피했던 것이다.

상식적으로도 큰나무는 강풍에 쓰러질 우려가 있고 땅속의 뿌리가
뻗어나가 주택의 기초를 부실하게해 좋을게 없다.

선조들은 정원에 소나무나 대나무같이 푸르고 곧은 나무심기를 권장
하고 등나무같이 구부러져 큰 나무는 금기시했다.

이유는 정원에서 자라는 나무의 형상에 따라 사람의 심성이 달라진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풍수에서는 또한 나무에도 소나무 은행나무 같이 햇빛을 받아야
잘자라는 양목이 있고 주목 사철나무같이 햇빛이 적어도 잘크는
음목이 있으며 탱자나무 철쭉 대나무와 같이 아무데서나 잘자라는
음양목이 있어 성질에 따라 심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수목에도 동물과 같이 천적이 있어 서로 상극되는 수목은
피해야 한다.

일제시대때 전국에 아카시아나무를 심어 우리 소나무의 씨를 말리려
했다는 말도 있듯이 소나무와 아카시아는 서로 상극이라 아카시아가
많은 곳엔 소나무가 시들어 죽는다.

향나무에서 성장하는 해충이 배나무에 치명적 해를 주는만큼 향나무와
배나무도 같이 심지않는다.

이렇듯 정원수도 다양한 특성이 있어 위치나 성질에 따라 적재적소에
심어야 주택과 함께 조화를 이루며 쾌적한 환경이 만들어 지는 것이다.

정광영 < 한국부동산컨설팅 대표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