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의 상반기 부실여신동향을 보면 후발은행과 지방은행의 부실여신이
크게 늘어난 대목이 눈에 띈다.

또 6대시중은행에서도 아직 부실여신으로까지 가지는 않았으나 ''부실성''이
짙은 요주의 여신이 늘어 경각심을 일으키게 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서도 일부은행은 부실여신이 줄어드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후발은행=작년말 36억원의 부실여신을 안고 있었던 하나은행은 상반기중
무려 105.6% 증가했다.

물론 이전에 발생했던 부실여신의 규모가 워낙 적어 약간의 부실만 생겨도
수치상 증가율이 높게 나타날 수 있지만 증가속도를 무시할 순 없는 것.

하나은행은 일부 중소기업체의 부도로 말미암아 부실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평화은행도 부실여신이 147억원 확대돼 84.0%의 증가율을 보였다.

보람은행과 동화은행등도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부실여신의 안전지대쯤으로 여겨져 왔던 후발은행엔 일종의 경종인 셈이다.

반면 선발 시중은행들은 조흥은행의 부실여신이 감소로 돌아섰는가 하면
상업 한일은행등도 증가율이 10%를 밑돌았다.

<>지방은행=10개 지방은행의 부실여신은 작년말에 비해 27.9% 증가,
시중은행의 증가율 16.0%보다 12%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경기은행의 부실여신이 98.1% 증가한 것을 비롯, 강원 광주은행등도
불안스런 증가율을 보였다.

총여신에 대한 부실여신비율을 보더라도 대구 제주 경남은행을 제외하고
모두 1%를 넘어선 양상이다.

충북은행의 경우 부실여신이 27억원 감소하긴 했지만 부실여신비율이
여전히 높은 수위를 기록했다.

지방은행들의 자산건전성이 이처럼 나빠진 것은 지역경제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중소기업체들의 부도가 증가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선발은행=6대시중은행에서는 요주의 여신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는 한은이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은 아니다.

요주의여신은 금융거래내용 신용상태및 경영내용등으로 보아 사후관리에
있어 통상이상의 주의를 요하는 거래처에 대한 총여신을 말한다.

전체여신에서 차지하는 요주의여신의 비중은 6월말현재 서울(12.05%) 상업
(8.78%) 외환(8.51%) 제일(7.72%) 한일(4.75%) 조흥(4.17%)등의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말 요주의여신이 8,359억원이었던 조흥은행은 2,667억원(31.9%)
늘어났으며 상업은행도 15,139억원에서 19,092억원으로 26.1% 불어났다.

이밖에 은행별 요주의여신 증가율은 서울 24.6%, 한일 12.3%, 제일 9.0%
등이었다.

<이성태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