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명동 성당앞에서 이색적인 행사가 열렸다.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등 14개단체가 "양심수석방을 위한 96선언"을
채택한뒤 캠페인의 일환으로 양심수고난에 동참하는 "하루감옥체험"을
한것이 바로 그것이다.

5, 6공 정권에 반대하다 투옥된 민주인사 학생 등 양심수 석방을
촉구하기 위한 취지에서 마련된 행사였다.

상황은 다르지만 미국에서는 진짜같은 사설감옥소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

모든 체험환경은 진짜와 똑 같지만 죄수들은 가짜다.

즉 자발적으로, 그것도 돈을 내고 감옥에 들어온 것이다.

말만 들어도 오싹한 이런 사업이 번창하게 된 배경은 보다 색다른
충격을 얻고 싶어하는 미국인들의 자유분방한 기질이 감옥체험사업과
잘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사업환경은 이렇다.

진짜 감옥소처럼 꾸며놓고 일단 입소하면 죄인과 똑같은 방법으로 먹고
자면서 생활한다.

도중에 "이렇게 가혹하게 다룰수 있느냐"고 항의하거나 "그만
나가겠다"고 퇴소를 요청해도 절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입소계약서에 이러한 점을 강제규정으로 두고 사전에 입소자로부터
규정을 준수한다는 동의서를 받아놓았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라 만일 규칙을 어기면 독방신세를 지게되며 경우에 따라서는
구타도 허용된다.

창업목적은 감옥경험이 전혀 없는 일반인들이 죄를 지으면 이런 꼴이
된다는 체험적 교훈을 주기위함이다.

사설감옥소 죄수(?)들도 다양하다.

자식이 실제감옥에 있는 아버지와 고통을 함께 하기위해 입소하는
경우도 있고 자신의 의지력을 실험하기위해 입소하는 사람도 있다.

담배를 끊기위해 참여하는 사람도 더러 있다.

심지어 실연당한 고통으로인해 혹시라도 다른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서 사설감옥행을 택한 사람도 있다.

이 감옥소를 경험하고 나서 자신의 과거 죄과를 뉘우친 사람이 많고
감방동료(?)끼리 친목모임도 생겨났다.

다소 믿기지는 않지만 그 고통을 몸에 익힌후 과거에 자신이 지은
죄의 대가를 받겠다며 자수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국내에는 쉽게 도입될만한 사업은 아닌것 같다.

아직은 사서 고통받고자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느껴볼것은 다 느껴본 사람들의 시대가 우리나라에도 오면
삶에 생동감을 얻기위해 이사업을 찾는 사람도 생겨날수 있다.

문의 (02) 761-3511

< 이형석 한국사업정보개발원장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