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의 국제금융 확대를 놓고 산업은행과 시중은행간에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국내 은행들이 취급할 수 있는 거래(딜)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정부
금융기관이라는 높은 신인도를 업고 저가공세를 취하는 산은때문에
시중은행들은 국제금융기반이 위협받고 있다고 불평이다.

반면 산업은행은 국내기업들의 금융비용 절감을 위해서나 국내 은행들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도 산은의 역할이 필수적이라며 이에 강하게 맞서고
있다.

<>시중은행 입장 : 산은법상 산업은행의 설립 기본취지는 산업.개발금융
지원이며 기본적으로 일반금융기관이 공급하기 곤란하거나 취급이 불가능한
산업자금의 대출로 정해져 상업금융기관과의 경쟁을 지양토록하고 있다는게
시중은행의 주장이다.

그럼에도 산은은 중견기업의 외화차입마저 주선하겠다고 나서 시중은행의
설 땅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는 것.

또 산은이 국내은행들의 활동이 활발한 뉴욕 방콕 등지에도 지점개설을
추진, 시은의 국제금융 기반이 위협받는 실정이다.

시중은행들은 산은이 국가신인도를 인정받고 있는 점을 감안, 국제투융자
업무를 특화함으로써 장기거액여신및 국가위험도상 시은이 취급하기 곤란
하거나 불가능한 딜만을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산업은행 반론 : 산업은행은 정부와 동일한 신용도를 바탕으로 국내시중
은행에 비해 0.20%~0.30%정도 싼 가격으로 자금을 조달해 이를 기업체에
공급함으로써 국내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기업이 평균 대출기간 5년에 1억달러를 이처럼 싸게 조달한다면
연간 20~30만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이는 투자초기 기업에 상당한
부담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것.

산은은 한국의 OECD(경제개발협력기구) 가입과 금융시장개방으로 외국계
금융기관의 무차별적 진입이 확실한 상황에서 높은 신용을 인정받고 있는
금융기관이 외국금융기관과 대등하게 경쟁하지 않는다면 국내금융시장은
외국계 금융기관이 지배하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국제금융업무를 강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이성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