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켄터키주 발할라GC = 김흥구 < 골프전문기자 > ]]

<>.발할라GC?

도대체 누가 이 골프장을 아는가.

이 코스는 미국에서도 아는 사람이 드물다.

그러니 국내골퍼들은 더말할 나위가 없다.

금년도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제78회 USPGA 선수권대회 (8-11일)가
열리는 발할라GC는 이제 겨우 10살배기 코스.

지난 86년 개장했으니까 사실 이름을 알릴만한 시간도 없었다.

발할라GC는 결국 "가장 어린 나이의 메이저대회 개최코스"라는 기록을
남기게 됐다.

미 중부의 켄터키주는 미국에서도 "촌 동네"에 속하고 유명 골프장도,
유명프로도 거의 배출한 적이 없는 골프의 비무장지대.

이런 곳에서 난데없이 메이저대회가 열리니 세계가 갸우뚱할만 하다.

그러나 내막을 파고들면 다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는 법.

우선 발할라GC는 잭 니클로스가 설계한 코스중 몇손가락안에 드는
명코스이다.

미 골프매거진이 2년마다 집계하는 세계 100대 코스에는 아직 랭크되지
않았지만 미 골프다이제스트가 뽑는 "어메리카 100대코스"에는 10년이란
짧은 연륜에도 불구하고 51위로 선정된 바 있다.

<>.미국 골프는 다 비지니스와 관련이 있다.

프로골프는 특히 "돈"과 밀접하고 흥행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

메이저대회중 매스터즈는 매년 같은 장소 (오거스타 내셔널GC)에서
열리고 영국 오픈과 US오픈은 8-10개의 코스를 정해 매년 돌아가며
열리는 스타일이다.

그러나 USPGA 선수권은 아직 그같은 순회코스의 개념이 없었다.

이에 주최측인 미 프로골프협회 (USPGA)도 명코스를 선정, 순회코스로
확정할 필요성을 절감했고 그 첫 시도가 바로 발할라GC이다.

"메이저는 전통적 명코스와 현대적 명코스를 섞어 개최할 필요가 있고
그렇다면 누구든 새로운 메이저코스를 개발해야 한다"는 게 USPGA 의 기본
입장.

따라서 USPGA 는 발할라GC 건설에 우선 200만달러를 투자했고 장차는
발할라를 통째로 사들인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물론 USPGA의 복안은 이번 대회가 "시험무대"이다.

코스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이고 수익측면에서 "흑자"가 나면 발할라를
순회코스로 확정, 2000년대회를 다시 이곳에서 개최하겠다는 것.

비지니스적 측면에서 루이스빌의 골프열기는 기대이상이다.

3만장의 입장권은 이미 1년전에 매진돼 5,000장의 연습라운드 티켓까지
팔아 치웠고 모든 "기업체용 판촉 텐트"도 모두 만원사례이다.

골프 비무장지대에 있던 켄터키의 골퍼들이 이번 대회를 "세계 최고의
대회"로 생각하고 적극 달려들고 있는 양상.

켄터키뿐만 아니라 인근 신시내티나 인디아나폴리스, 내슈빌 등의
기업들도 이번 대회를 고객 접대의 "호기"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코스이다.

대회에 참가하는 프로들도 이곳에서 라운드해 본 사람이 거의 없다.

그것은 루이스빌이 투어여행길에 들릴 정도의 교통 편한 도시도 아니고
"코스의 첫 경험은 모두 매일반"이라는 의식에도 기인한다.

USPGA로서는 일종의 도박인셈인데 "따느냐, 잃느냐"의 결과는 대회를
마친후 저절로 판명 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