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 그들은 누구 인가"

우리의 정치.경제를 거론할 때마다 제기되는 문제이다.

이에대해 헌법상 내각통괄자인 이수성 국무총리의 해답은 명확하다.

"기업인은 애국자"라는 시각이다.

이총리는 31일 오후 민간기업인 두산그룹 창업 1백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다.

정부 고위공직자인 이총리의 기업관을 엿보게하는 단적인 예이다.

당초 총리실측은 두산그룹이 이총리의 참석과 축사를 요청해 왔을때
"특정 기업의 행사에 참석할 경우 모양새가 안좋다"는 점을 들어
탐탁치 않게 생각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총리는 "우리나라에도 1백년이 되는 기업이 생겼다는
것은 매우 뜻있는 일"이라며 흔쾌히 승락했다는 후문이다.

이총리의 민간기업 방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월 이웅열 코오롱회장 취임식에 이어 4월에는 신세기통신
"017" 개국 리셉션에 참가했다.

지난 5월 동구순방중에는 바쁜 일정속에서도 대우 자동차공장
(폴란드의 대우-FSO, 루마니아의 로데)를 방문했었다.

이총리는 당시 "해외에 나와보니 기업인이 진정한 애국자요 일류
외교관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같은 이총리의 기업관에 대해 "기업챙기기"가 아니냐는 시각도
없지 않다.

차기 대권주자로 자주 거론되고 있는 이총리가 기업에 대한 모종의
제스쳐를 보이는게 아니냐는 견해이다.

이에대해 이총리의 주변 인물들은 바람직한 정치경제 발전을 위해서
과거 군사독재시절의 유착행태에서 벗어나 정부와 기업이 협조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게 이총리의 지론이라고 설명한다.

정치적 의미 부여는 옳지 않다는 주장이다.

이총리의 "기업 애정론"은 21세기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도약키
위해서는 정경협조가 필수불가결하다는 의식에서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그의 이같은 기업관이 앞으로 우리 정치.경제 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한우덕 < 정치부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