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모씨는 여자친구와 술을 한잔하고 자신의 승용차를 몰고 가다 지면에
미끄러지면서 차가 우측 도랑으로 전도되는 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옆자리에 탔던 여자친구가 부상하고 차량이 크게 파손됐다.

사고후 박씨는 보험회사에 사고접수를 했는데 보험회사에서는 피해자에
대한 보상은 해주는데 음주운전중 사고임을 이유로 차량손해보험금의
지급을 거절하였다.

박씨는 자기가 술을 먹고 운전한건 사실이나 음주측정 결과 혈중알콜
농도가 도로교통법상 주취한계치(0.05%)에 미달하였는데도 보험회사에서
차량보험금의 지급을 거절함은 부당하다며 감독원에 분쟁조정신청을 하게
되었다.

손해보험분쟁조정위원회에서는 "위드 마크식에 의하면 술을 마신후 인체
내의 혈중알콜농도는 0.015%씩 감소한다고 볼 수 있어 사고발생 2시간30분
후에 측정한 박씨의 혈중알콜농도가 0.03%라 하더라도 이를 역산하면
사고당시 박씨의 혈중알콜농도는 0.0675%정도는 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사고 1시간전에 여자친구와 함께 맥주 5병을 나눠마셨다는 박씨의 확인서에
따라 박씨의 사고당시 혈중알콜농도를 계산하더라도 최소한 0.07% 정도로
볼수 있다"며 이건 사고는 음주운전중에 발생한 것으로 보았다.

현행 자동차보험에서는 음주운전중 발생한 사고의 경우 자기신체사고와
자기차량손해와 같은 자기손해에 대해서는 보상을 해주지 않는다.

그러나 사고 현장에서 운전자의 음주측정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지 않아서
도로교통법상 주취한계를 초과했는지의 여부를 가리기가 쉽지 않지만
이와같이 사고후에 측정을 한 결과가 있다든지 사고전에 운전자가 마신
술의 종류와 양에 따라서 음주운전인지 여부를 추정할 수가 있다.

최근에는 법원에서 음주운전자 자신의 손해도 보상하라는 판결이 있었으나
음주운전은 자신은 물론 선의의 제3자에게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는
반사회적인 행위인 점을 감안할때, 그와같은 판결이 계속된다면 음주운전을
양산할 우려가 있고 다수국민의 정서에도 맞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8월1일부터는 음주운전중 사고의 경우 자동차보험 대인, 대물배상
에서도 본인부담금(대인 200만원, 대물 50만원)을 신설하게 된 것이다.

정준택 < 보험감독원 책임조정역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