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식 한국은행총재는 "다가오는 탈산업사회에 대비하기위해선 정부부
터 과거의 주도자나 지시자의 위치에서 조정자나 공정한 룰의 제정자 또
는 감시자로 탈바꿈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총재는 21일 제주신라호텔에서 열리는 "21세기경영인클럽 하계세미
나"에 회장자격으로 참석해 실시할 "선진국에의 조건-2000년대 경영과제"
라는 개막연설원고를 통해 "산업사회에서 형성된 권위주의적 가치체계와
획일적인 경제활동체계는 앞으로의 탈산업사회와 전혀 어울리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총재는 따라서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선 정부와 기업
국민모두 기존에 형성된 인식체계를 개성과 창의성이 존중되는 탈산업사
회에 맞도록 바꾸는게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총재는 "그동안 절대강자로 군림해온 기업들도 퇴조하고 마는게 국내
외적인 현실"이라며 기업들의 2000년대 경영과제로 <>기업경영의 민주화
를 이룰것 <>다양한 주체들과 건전한 파트너십을 유지할것 <>환경친화적
으로 변모할 것등을 꼽았다.

이총재는 특히 흔히 기업인들은 규제완화를 통한 시장기능의 활성화를
정부에 주문하고 있지만 정작 그들 자신은 산업사회에서 형성된 인식의
틀을 바꾸는데 인색하다며 엄청난 규모의 대기업이라도 총수의 실질적 권
위적지배하에 경영이 좌우된다면 21세기를 주도할수 없다고 지적했다.

< 하영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