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시장은 금융기관들이 자금운용을 할때 생기는 일시적인 자금과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초단기자금시장이다.

콜시장이 제대로 작동을 한다면 자금이 남고 모자라는 금융기관간에
자금이동이 원활해지고 자금이 효율적으로 배분되게 된다.

또 통화당국은 시장의 수급상황과 금리동향을 정확히 파악, 통화정책의
지표로 활용할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콜시장은 일시적인 과부족자금을 거래하는 자금시장이
아니라 상시적인 영업자금을 조달하는 시장이 돼버린 것이 근본적인 문제점
으로 지적돼 왔다.

증권사 종금사 지방투금사등 금융기관들의 순 콜머니(차입)자금은 자기
자본의 25% 수준를 넘고 있다.

특히 만성적인 자금차입기관인 증권사들에서 이런 현상이 심하다.

대형증권사들의 경우 하루 1,500억원안팎을 콜차입으로 조달하고 있고
일부 증권사의 콜차입금은 하루 5,000억원에 달하고 있다.

이처럼 콜거래가 상시적인 차입수단으로 활용됨에 따라 하루짜리 콜자금에
의존하는 차입자는 항상 자금조달에 불안을 느끼게 되고 이는 자금시장의
불안정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단기자금이 조금만 부족해도 금방 자금시장경색과 금리급등으로 이어진다.

또 장기자금시장과 단기자금시장이 구분되지 않고 직접적으로 연결되므로
장단기금리가 같이 움직이는 경향도 나타난다.

하루짜리 콜금리가 상승하면 3년짜리 회사채수익률도 거의 동시에 움직인다.

만기구조에 따라 금리가 체계적으로 형성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금을 중개하는 투금사들이 직접 자금을 차입하고 대출을 하는 매매중개
방식을 취하므로 자금중개에 공정성도 부족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금리상승을
부추기기도 한다.

정부가 콜중개회사를 세우고 1개월에서 6개월까지의 단기자금시장을 새로
열기로 한것은 콜시장을 정상화하는 것과 함께 금융기관의 자금차입기간을
조금이라도 늘리고 콜자금의존도를 줄여 자금시장을 구조적으로 안정시키자
는 의도다.

< 김성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