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철은 지난 8일자로 내수판매전담 계열사인 포스틸과 수출입담당 계열사
인 포스트레이드를 합병시켰다.

내수와 무역부문을 합쳐 연간매출이 5조원을 넘는 초대형 판매서비스회사가
출범한 것이다.

''포스틸''이라는 이름으로 출범한 이 회사는 조선 강관업체등 일부 대형고객
을 제외한 모든 국내 철강수요업체와 해외거래선을 상대로 철강재를 판매
하며 국내공급이 달리는 품목을 수입해 중소업체에 공급하는 일도 맡게
된다.

전순효사장을 만나 포스틸의 경영방침과 전략, 그리고 철강시장 개방에
대한 대응방안 등을 들어봤다.

전사장은 포철에서 후판과장 열연판매부장등을 거친 판매통이다.

-포철이 판매부문을 떼내 포스틸과 포스트레이드를 출범시킨지 2년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구조조정의 성과를 평가하기엔 아직 이른 것 같은데 양사를 합병하게된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 전사장 =시장개방에 대비한 포석으로 보면 됩니다.

내수와 무역으로 이원화된 판매서비스조직을 일원화함으로써 유통구조를
선진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판매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 경영효율을 높인다는
취지에서 두 회사를 합친 것입니다.

-포철이 생산과 판매를 분리해 판매서비스 전담회사를 세울 당시 포철내부
에선 반대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지금은 어떻습니까.

<> 전사장 =그땐 반대의견도 일부 있었던게 사실이에요.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시장개방으로 국가간 업체간 경쟁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철강이라고 예외일 수 없습니다.

경쟁에서 살아 남으려면 품질과 함께 대고객서비스에서도 우위에 올라서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생산과 판매의 분리가 불가피하다고 봅니다.

-철강경기가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판매여건이 전만못한 상황에서 수출부문까지 맡게 됐는데요.

<> 전사장 =원화약세에도 불구하고 엔저가 그효과를 상쇄해 지금까지
우리가 누려왔던 가격의 비교우위는 점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하반기 국내 철강수요는 국내 제조업의 설비투자 둔화등으로 작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주요시장인 동남아와 중국의 공급과잉및 수요회복 지연으로 수출여건도
나빠졌습니다.

수출여건은 연말이나 돼야 나아질 전망이에요.

해외부문에선 코일센터를 확충하고 국내부문에선 대고객 서비스를 강화할
방침입니다.

-올해 매출목표는 얼마로 잡고 있습니까.

<> 전사장 =당초 내수부문에서 4조8백48억원, 무역부문에서 1조4천5백
84억원 ,생산부문에서 2천3백78억원등 5조7천억원으로 계획했습니다만 강관
공장의 매각등으로 생산부문의 매출감소가 불가피하고 시황도 불투명해
다소 변화가 있을 것으로 봅니다.

하지만 매출이나 순익에는 크게 신경쓰지 않습니다.

철강재 판매서비스회사인만큼 철강을 원자재로 쓰는 수요업체들이 장사를
하는데 차질이 없도록 제때 양질의 제품을 공급하면 그 것으로 족하다고
봅니다(이 회사의 순익목표는 6백80억원이다).

-매출규모상으론 국내 10대기업에 포함될 정도지만 포철이 넘겨주는
철강재에 일정 마진만 붙여서 팔면되기 때문에 포스틸의 장사는 "누워서
떡먹기"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 전사장 =포철이 철강시장을 독점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옛날 얘기입니다.

시장개방으로 국내시장에서도 이제는 외국업체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당장 일본업체들이 저가공세를 펴고 있지 않습니까.

동남아시장에서는 경쟁이 워낙 치열해 물건을 파는 것 자체가 쉽지 않고요.

또 포스틸은 포철에서 물건을 받아다 마진을 붙여서 파는게 아니라 포철의
판매를 대행해 주고 수수료를 받는 회사입니다.

-포스틸이 판매회사 서비스회사로서 기능을 다하기 위해선 세일즈맨십을
불어 넣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포철의 판매담당부서는 문턱이 너무 높다는 지적도 있었는데요.

<> 전사장 =전에는 어떠했는지 잘 모르지만 갤럽등 전문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고객만족도를 평가해본 결과 "손님을 대하는 자세가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거래는 사람과 하는 것입니다.

고객의 어려움을 덜어주고 고객의 말을 들어주며 고객을 이해하려고 하는게
곧 고객에 대한 서비스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조직을 고객중심으로 개편한 것이나 클레임 선보상제를 도입한
것도 그런 취지입니다.

< 이희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