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의 미 공군기지에서 발생한 폭탄테러로
이 나라에 대한 정정불안 우려가 확산되면서 국제유가가 26일 일제히 급등
했다.

이날 런던국제석유거래소(IPE)에서 국제유가의 척도인 브렌트유 8월인도물
은 배럴당 62센트 오른 18.71달러로 폐장됐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도 서부텍사스중질유(WTI) 8월인도물은 배럴당
69센트나 급등한 20.65달러로 마감됐고 기타 장기인도월물도 배럴당
39-57센트씩 일제히 뛰었다.

국제석유시장에는 25일 다란에서 발생한 폭탄테러가 미군과 파드왕정체제에
불만을 품은 사우디내 과격 이슬람근본주의자들의 소행으로 이같은 테러가
앞으로도 자행될 것이란 추측이 번지면서 매수세가 압도했다.

지난해 11월 사우디의 리야드에서 일어난 미군차량폭탄테러 범인으로
체포된 이슬람원리주의자들이 최근 처형된 것도 보복테러 및 재발 가능성에
신빙성을 높였다.

이슬람원리주의자들은 파드왕가가 아랍권의 공동의제인 대이스라엘공세정책
을 지지 않고 친미정책을 수행하는 한 테러행위를 지속할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

이와함께 이번 폭탄테러가 미국으로부터 경제제재조처를 받고 있는 이란의
불순분자들과도 연계돼 있다는 소문도 이날 유가 반등세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폭탄테러가 사우디의 석유공급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는
아직 보지 않고 있다.

사우디의 한 석유업체 간부는 "적대세력이 노리는 것은 미군이지 석유시설
이 아니다"고 강조, 이날 반등세를 "일시적인 현상"으로 해석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