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개발에서 저가의 붉은 벽돌등으로 외벽을 마감해 지출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이익을 남기려는 사례가 많다.

그러나 공사비를 아끼지 않고 깔끔하게 건축물을 치장한다면 수요자를
더 나은 조건으로 유치할수 있어 오히려 예상밖의 소득을 올리는 경우도
있다.

도봉구 번동의 주택밀집지에서 63평의 대지를 소유하고 있는
김모씨(42)는 주위와 차별화된 주택을 지어 임대수익을 극대화한 사례에
속한다.

김씨는 오랫동안 놀리고 있던 번동 주공아파트 5단지 뒷편에 있는
자신의 땅을개발하려고 마음을 먹었으나 마땅한 개발방안을 찾지 못해
고민했다.

이에따라 김씨는 부동산컨설팅업체인 미주하우징을 방문, 개발방법에
대해 자문을 구했다.

미주하우징측은 조사를 통해 이 지역이 다세대밀집지역이고 평형도
12평형에서 25평형까지 다양했으며 전세수요가 많다는 것을 알게됐다.

지하철 4호선 수유역에서 도보로 15분 거리여서 걸어다니기엔 불편했지만
마을버스가 수시로 운행하고 있어 교통여건은 괜찮은 편이고 뒷편에
그린벨트인 산과 인접해 주거여건도 뛰어나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다세대주택을 짓는 것보다는 주변의 임대가가 평당 300만원
정도이므로 임대를 놓더라도 건축비를 회수할수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다가구주택을 짓기로 방향을 정한 후에는 더 나은 임대수입을 위해
외관과 평형조정에 관심을 기울기게 됐다.

구조및 마감을 철근콘크리트 라멘조구조에 화사한 드라이비트로 외벽을
치장했으며 평형은 한층을 제외하고는 임대가 수월한 18평형으로 설계했다.

지난 4월 지하1층 지상3층으로 지어진 이 건물은 평당 220만원씩
총2억7,7940만원(연면적 127평)의 공사비가 들어갔다.

지하1층에서 지상2층까지는 18평형(분양면적)을 층당 2가구씩 6가구를
배치했으며 3층은 전용면적 30.7평 1가구를 넣어 모두 7가구로 만들었다.

주변의 다세대주택이 붉은 벽돌로 마감했으나 분홍빛이 감도는
드라이비트로외관을 마감하고 지붕에는 아스팔트슁글을 씌웠다.

공사비는 붉은 벽돌로 마감하는 것보다 2,000만원이 더 소요됐으나
임대수입은 주변보다 높은 지하1층이 가구당 5,000만원 지상1층-지상2층이
가구당 5,500만원 지상3층이 1억원등 모두 4억2,000만원을 받았다.

김씨는 총공사비 2억7,940만원과 제세금 1,000만원을 제외한
1억3,600만원을 순수익으로 올려 주변의 비슷한 다가구주택보다 4,000만원이
많은 이익을 거뒀다.

<김태철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