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청 공무원들이 평소 아끼던 소장품이나집안 대대로 내려오던
가보를 한데 모아 주민들에게 공개한 이색 전시회를 열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24일부터 구청사 1층 민원실에서 직원들이 출품한 소장품 1백50여점을
모아 1주일 동안 "직원소장품 전시회"를 열고 있는 것.

구청이 마련한 이번 전시회에는 직원들이 집안대대로 간직해 오던 가보를
비롯해 30여년전의 월급봉투와 친필임용장,당시 근무복 등이 전시돼
초창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공무원 사회의 변천과정을 한 눈에 볼수
있는 산 교육의 장이 되고 있어 주민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이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박덕진 범어4동장(58)이 64년부터 96년까지
30년동안 꼬박 모아 간직해 온 "봉급표 모음철".

64년 2월 9급공무원(당시 5급을)을 시작한 이래 한 달도 빠짐없이
월급봉투를 꼬박 모아온 박동장의 첫 월급은 수당을 포함해 6천7백44원.

그러나 30여년이 지난현재 9급공무원의 첫 월급은 1백만원선으로
1백50배가 올라 공무원 봉급 변천사를 엿볼수 있게 한다.

박동장은 "당시 막걸리 1되 5원, 양복 1벌이 6천원 했으니 한달 월급으로
양복도 살수 없는 형편"이라고 회고했다.

특히 수성2.3가 동사무소에 근무하는 박정희씨(29.여)는 자신과 이름이
같은 고박정희대통령의 기념우표 10여종을 출품하기도 했다.

이밖에 집안에 전해져 내려오는 가보도 함께 전시됐는데 남양홍씨 가훈서
"가학"과 가훈을 청동으로 제작한 가훈판 "쌍백당기", 조선시대 바둑교본
"현경"등이 눈길을 모으고 있다.

< 대구=신경원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