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되풀이되는 한여름 전력난 해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솔라에어컨
시스템이 개발됐다.

에너지기술연구소 태양광연구실 유권종박사팀은 태양광으로 작동되는
태양전지 에어컨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이 에어컨은 태양전지에서 발전한 전력으로 가동되도록 설계돼 보급이
확산될 경우 여름철 에어컨가동 폭주로 인한 전력난 해소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태양전지 에어컨시스템은 일방향방식과 양방향방식등 2가지가 있다.

일방향방식은 상용전력계통에서 들어온 전력과 태양전지에서 발전한
전력을 같이 사용하는데 태양전지에서의 발전량이 에어컨을 돌리고도
남을 경우 발전을 억제하는 방식이다.

이와는 달리 양방향방식은 잉여전력을 상용전력계통에 공급해 가정내
다른 기기를 사용하거나 전력회사에 되팔수도 있는 방식의 시스템이다.

유박사팀은 현재 일방향방식의 태양전지 에어컨시스템을 연구소내에
설치, 실증시험중이다.

핵심장치인 태양전지는 가로 7m, 세로 2m 크기로 발전용량은1 급이다.

에어컨의 냉방용량은 9평형.

실증시험결과 하절기 맑은 날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에어컨을
돌렸을 때 대략 10Kwh정도의 전력이 소비되는데 태양전지에서의 발전량은
5.5Kwh로 소비전력의 절반이상을 공급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또 흐린날의 경우는 소비전력 7.4kwh의 37%가량을 충당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용량의 태양전지 에어컨시스템이 2백만가구에 보급될 경우 시간당
1백만kw의 발전이 가능해 원자력발전소 1기를 건설하지 않아도 되는
경제적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란게 유박사의 설명이다.

발전소건설에 따른 환경오염을 줄일수 있음은 물론이다.

태양전지 에어컨시스템은 그러나 가격이 비싸 쉽게 보급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에어컨가격은 1백20만원 정도이지만 태양전지가격이 비싸 일반가정에서
설치하기는 아직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태양전지가격은 현재 1W당 4천5백~5천5백원선.

1kW급의 태양전지를 설치할 때 4백50만~5백50만원이 들어 에어컨구입과
설치비까지 포함하면 7백만원선을 웃돌게 된다는 계산이다.

따라서 이 시스템의 보급을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정부의 보조가
필수적이다.

또 양방향방식의 시스템을 보급하기 위해서는 관련법규를 고치는등
제도적정비가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한전만이 전력을 팔수있기 때문이다.

유박사는 "화력발전의 경우 발전단가가 kwh당 2백80원인데 비해
태양광발전은 Kwh당 2백70원으로 경제성이 충분하다"며 "미래 무공해
에너지원으로서 태양광을 활용할수 있는 시스템개발및 보급방안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유박사는 또 "일본의 경우 정부가 총설치비용의 절반을 부담하며 양방향
방식의 태양광 에어컨시스템을 94년부터 매년 6백가구씩 보급해나가고
관련시스템의 민관공동연구를 활성화하고 있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김재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