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구조의 산업화 진전에 따른 이농 현상으로 농촌의 빈집이 나날이
늘어만 간다.

마을마다 빈집이 없는 곳이 거의 없고 이런 빈집들은 오랜 세월동안
비워 놓았기 때문에 너무 헐고 낡아 누가 들어가 살려고 하지도 않는다.

대대로 농사를 지어 오던 농민들이 농토를 팔고 막상 집도 처분하려고
하면 살사람이 나타나지 않기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그냥 몸만
도회지로 떠나 버리고 마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 주인없는 빈집은 범죄의 온상이 되기도 하며 미관상으로도
좋지 않다.

세월이 흐를수록 빈집은 낡아 허물어 지고 철모르는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기도 하지만 이것을 보며 살아가는 농민들에게 서글픔과 외로움을
안겨주기만 한다.

더구나 요즘 젊은 사람들이 날이 갈수록 하나 둘 도시로 도시로 떠나
노인들만 남아있는 시골의 빈집들은, 여생을 농촌에서 마치려는 노인들에게
안타까움과 깊은 무력감마저 안겨 주고 있다.

당국에서는 농촌의 마을마다 을씨년스럽게 남아있는 빈집처분대책을
적극적으로 마련해 주었으면 한다.

김인기 < 강원도 원주 일산동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