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리노 전민철은 클래식 발레를 위한 모든 신체 조건을 갖고 있습니다. 지난 6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실제로 만났을 때 이를 더 확신했습니다. 진정으로 춤을 위해 태어난 사람 같습니다.”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의 유리 파테예프 발레마스터(60·사진)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내년 솔리스트로 입단할 발레리노 전민철(20)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내년 1월 11~1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발레의 별빛, 글로벌 발레스타 초청 갈라 공연’을 보기 위해 방한할 계획이라는 그는 이 자리에서 전민철을 비롯해 세계에서 활약하는 한국 발레 스타의 다양한 무대를 직관할 예정이다.파테예프는 수석 무용수로 활동중인 김기민의 추천을 통해 학생이던 전민철을 알게 됐고, 지난 6월 현지에서 오디션을 진행했다.지난여름까지 마린스키발레단 예술감독이었던 파테예프는 유지연, 강예나, 김기민 등 한국 무용수와 작업한 경험이 있다. 그래서인지 한국 발레무용수의 스타일을 잘 파악하고 있었다. 그는 “한국 예술가들은 훌륭한 교육을 통해 철저한 테크닉과 높은 수준의 전문성을 갖췄다”고 평가했다.파테예프는 김기민을 동시대 현역 무용수 가운데 세계적 기준에 부합하는 가장 독보적인 존재로 꼽았다. “김기민은 기술적으로 탁월하고 연기력까지 비범합니다. 놀라운 재능에 친절한 성품까지 갖췄죠. 멋진 카리스마가 공연마다 관객에게 아낌없이 전달되는 장면을 볼 때마다 즐겁습니다.” 그는 한국인이기에 어떤 부분을 특별히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은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마린스키발레단의 예술가로서 갖춰야 할 요소에 대해 언급했다.파테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소개하게 돼 영광입니다. 오서(author) 한강!”10일(현지시간) 노벨상 기념 연회가 열린 스웨덴 스톡홀름 시청사 블루홀에 서툰 한국어 발음이 울려 퍼졌다. 사회자가 한국어로 한강을 부르자, 검은색 긴 드레스를 입은 한강이 옅은 미소를 띠고 단상에 올랐다.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의 입에 1200명 청중의 눈길이 집중됐다. ○서툰 한국어로 ‘오서 한강’ 호명한강이 광주에 살던 여덟 살 때 이야기로 운을 떼자 시끌벅적하던 연회장이 조용해졌다. 한강은 영어로 “어느 날 오후, 산수 수업을 마치고 나오던 중 갑자기 폭우가 쏟아져 아이들과 건물 처마 밑에서 비를 피한 기억이 난다”며 “길 건너편에도 비슷한 건물의 처마 아래에 비를 피하는 사람들이 보였는데, 마치 거울을 들여다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쏟아지는 비와, 팔과 종아리를 적시는 습기를 느끼며 어린 한강은 문득 깨달았다. ‘세상엔 수많은 1인칭이 존재하는구나.’ 한강은 “나와 함께 어깨를 맞대고 서 있는 이들을 비롯해 길 건너편에서 비를 피하고 있는 모든 사람이 저마다 ‘나’로서 살고 있었다”며 “각자의 시선으로 비를 보고 있었고, 촉촉함을 느끼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많은 1인칭 시점을 경험한 경이로운 순간이었다”고 덧붙였다.1인칭으로 이뤄진 세상에 대한 깨달음은 타인에 대한 공감과 이해로 이어졌다. 한강은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이런 경이로운 순간을 되새기고 또 되새겼다”며 “언어의 실을 따라 마음 깊은 곳으로 들어가면 다른 내면과 마주하곤 했다”고 밝혔다. 이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