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전당대회"에서 당권경쟁에서 패배한 민주당내 개혁그룹 인사들이
비록 일시적이지만 유학을 떠나거나 학계로 외도하는등 정치현장을 떠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15대총선에서 낙선한데다 당권경쟁에서 이기택 총재측에
패배, 현실정치에서 마땅한 역할을 찾기 어려운 처지에서 당적은 유지한채
재충전의 기회를 찾아 나서는 것이다.

그러나 총선과정에서 "21세기 새정치주체선언" 모임을 결성, 개혁정치에
대한 상당한 의욕을 보인 것을 감안하면 이들의 "외도"는 현실정치의
한계를 절감한데서 나온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당내 개혁세력의 핵심인 "새정치주체선언그룹"의 구성원 18명중 원내에
진출에 성공한 인사는 이부영 제정구 김홍신 이수인 의원 등 4명.

이들은 21일 한일정상회담과 관련, 기자회견을 가졌지만 회견장에
제정구의원 김원웅 박계동 전의원 등 3명만이 참석할 정도로 결속력도
약화됐다.

원혜영 박계동 전의원은 오는 7월말 각각 미국 조지워싱턴대와 콜럼비아대
객원연구원 자격으로 1년간 유학을 떠날 예정이다.

또 이철 전의원도 일본 게이오대학에 6개월간 유학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고 유인태 전의원도 유학을 검토중이다.

박전의원은 "어차피 내년 연말까지는 대선정국이 될텐데 국내에서 특별히
할 역할이 있겠느냐"며 "국내정치와는 초연한채 1년간 국제정치를 연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원웅 전의원은 아예 학계로 외도할 생각을 갖고있다.

그는 서울이나 대전 소재대학에 "객좌교수"자격을 얻기 위해 노력중인데
최근 서울의 모여대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다.

사회운동에 복귀하거나 저술활동에 몰두하는 인사들도 있다.

서경석 전정책위의장은 최근 북한동포를 돕기위해 발족된 "우리민족
서로돕기본부"의 집행위원장을 맡기로 했는데 "당분간 현실정치와 거리를
두면서 내가 할 일을 찾겠다"고 말했다.

장기표 전당무위원도 "3김의 줄서기 정치를 타파하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며 "당분간 쉬면서 사회운동에 복귀할지를 고민하겠다"고 심경을
밝혔다.

박석무 전의원도 당분간 정치와는 거리를 두면서 저술과 강연활동에
전념할 계획이다.

지난 5월초 정계와 거리를 두겠다고 선언했으나 홍성우 총재만들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왔던 노무현전의원도 당분간 본업인 변호사업무에 충실
하면서 다른 역할을 찾아볼 생각이다.

그러나 개혁그룹의 한 관계자는 "당분간 정치와 거리를 두겠지만 3김정치
청산과 개혁정치 실현이라는 명백한 목표를 가지고 있는 만큼 때가 오면
다시 뭉치게될 것"이라고 복귀의사를 강조했다.

< 김태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