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우렐씨는 한국과 필리핀 양국은 한국전쟁등을 통해 역사적으로 전통적인
우호관계를 맺어 왔으며 이젠 경제분야에서 긴밀한 협력관계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올해 독립1백주년을 맞아 필리핀은 야심찬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필리핀 독립1백주년기념위원회(PCC)회장직을 맡고 있는 그를 롯데호텔
에서 만나보았다.
-이번 한국방문의 목적은 무엇입니까.
<>라우렐 전부통령=필리핀 독립1백주년기념사업을 널리 홍보하고자 방한
했습니다.
필리핀은 이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클라크 공군기지에서 97년말부터 독립
기념 엑스포 개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이미 세계적인 대전엑스포행사를훌륭히 개최한 바 있어 성공적인
운영방법등을 배우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방한기간중 대전엑스포현장을 다녀왔습니다.
88올림픽과 대전엑스포의 시설과 운영노하우등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필리핀 독립1백주년기념위원회는 어떻게 설립됐고 이번 기념사업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까.
<>라우렐 전부통령=이 위원회는 지난 93년 라모스 필리핀대통령이 제의해
설립됐습니다.
필리핀 정부가 강력히 지원하고 있는 이 위원회에는 입번 사법부의 관리들
과 재계 여성단체 필리핀내 소수민족등 45명의 대표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필리핀 국가영웅들의 해로 정한 올해를 시작으로 98년까지 이사업을 펼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필리핀 국민들과 해외에 필리핀독립의 의미와 현재 발전된
필리핀의 위상을 알리자는 것입니다.
특히 독립1백주년을 맞는 올해를 대도약(Quantum Leap)의 기회로 삼아
아시아와 세계속의 필리핀으로 발전시키자는게 이 기념사업의 목적입니다.
-필리핀은 지난 80년말 여러가지 정치적 변화내지 변혁을 겪었습니다.
그이후 필리핀 정치상황의 변화와 전망에 대해 말씀해 주신다면.
<>라우렐 전부통령=필리핀이 그동안 많은 변화를 겪은 것은 사실입니다.
마르코스 전행정부의 실책, 군부의 쿠데타등 여러차례의 정치적인 급변으로
불안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그러한 정치적 불안이 제거돼 안정을 되찾고 있습니다.
라모스 현대통령의 지도력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정치경제적인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이젠 정치지도자나 국민이 경제부흥과 국민생활의향상이 정치보다 우선돼야
한다고 보고 있어 경제발전에 적극적입니다.
정치불안은 있어서도 안되고 있으리라고 생각치도 않습니다.
-아울러 필리핀의 경제상황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십시오.
<>라우렐 전부통령=필리핀을 포함해 아시아각국은 80년대에 들어 비약적이고
또 크고 작은 많은 변화를 맞았습니다.
필리핀도 여러가지 정치적 상황으로 다른 나라에 비해 개발이 늦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매우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본 대만 미국 말레이시아 홍콩 유럽등에서 대규모 투자는 물론 기술이
이전되고 있는 사실이 이를 잘 말해 줍니다.
지난해 필리핀의 경제성장률은 6%였습니다.
필리핀의 경제는 이륙직전에 있다고 하겠습니다.
석유산업등에서의 과감한 규제완화와 행정개선으로 외국자본을 유치, 경제
도약의 날개를 한창 달고 있는 중입니다.
"제2의 홍콩"으로 발돋움하고 있다고 할까요.
여기에다 값싸고 풍부한 노동력등은 외국투자기업을 손짓하고 있습니다.
최근 현대 대우 한라 아남그룹등 한국의 기업들도 제조업을 비롯해 인프라
구축사업에 적극 진출하고 있습니다.
-필리핀에 투자하고자 하는 해외기업들을 위한 투자혜택이 있다면.
그리고 필리핀의 대표적인 경제활성화지역을 꼽으신다면.
<>라우렐 전부통령=진출초기 4~6년간 소득세가 부과되지 않고 수출품의 제조
및 가공시 국내 원자재를 이용하면 세금감면의 혜택이 주어집니다.
또한 필리핀 노동부내 국가인력청년위원회(NMYC)가 전자 자동차 컴퓨터
등의 인력을 훈련시켜, 진출기업들에게 양질의 노동력을 제공해 주는 혜택도
있습니다.
이에 힘입어 한국기업들은 지난해 총 3백38건의 투자실적에 총투자규모는
제조업분야의 1억8천여만달러등을 포함, 2억1천5백47만8천달러에 달했습니다.
이는 지난 91년에 비해 4~5배가 늘어난 것입니다.
최대 경제활성화지역은 단연 수빅만과 클라크공군기지입니다.
지난 92년 라모스대통령은 수빅만과 클라클공군기지를 경제특구로 지정
했습니다.
91년 미군이 완전히 철수한 이후 4만1천명에 달하는 실직자들이 발생,
고용창출을 위해 이 두곳을 활성화시켰던 것입니다.
수빅만과 클라크공군기지는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어 경제특구로서는
안성마춤입니다.
< 김홍열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