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특강] 경상수지적자 대응방법 .. 유정호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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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호 < KDI 선임연구위원 >
경상수지 적자가 대폭 늘어 우리 사회가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마도 그 근저에는 경상수지 흑자는 좋고 적자는 나쁜 것이라는 생각이
깔려 있는 듯하다.
언론에서는 우리 산업의 경쟁력을 개탄하고 정부는 적자축소 대책수립에
분주한 모습이다.
금년의 경상수지 적자 확대는 반도체 철강 석유화학 등 주요 수출품의
국제가격 하락과 소비재 수입의 지속적 증가, 그리고 자본 자유화에 따른
외국자본의 유입이 주된 원인인 듯하다.
이와함께 최근의 엔화 약세도 우리 상품의 국제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우리 수출이 지나치게 소수의 상품에 의존하고 있다는 진단과 함께 수출
상품 다변화의 처방도 내려지고 있으나, 이는 특화의 이득과 위험분산
사이의 선택 문제이고 최적의 해답이 무엇인지 일반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소비재 수입의 지속적 증가에 관하여는 소비억제로 국제수지를 개선하자는
주장이 있다.
그러나 투자는 급변하지만 소비는 항상 서서히 변한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우리나라의 소비율은 세계적으로 가장 낮은 편이어서 과소비가 경상
수지 적자의 원인이라 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금년 경상수지 적자가 제기하는 근본적인 문제는 자본자유화로
인한 원화 고평가라 할수 있다.
외국 자본의 유입 때문에 경상수지 적자가 확대됨에도 불구하고 원화가
평가절하(환율상승)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원화의 고평가는 수출가격을 높이고 수입가격을 낮추기 때문에 당장 경상
수지 적자의 한 원인이 되고 있을 뿐 아니라 지속되면 우리나라 수출산업과
수입경쟁산업의 체질을 약화시킬 위험이 있다.
정부는 물가안정과 원화 고평가의 최소화를 위해 해외송금 여행경비
부동산투자 등에 관해 자유화 조치를 취함으로써 유입되는 외화가 다시
유출되도록 유도하고 있으나 얼마나 효과적일지는 의문이다.
또 우리나라의 자본재 수입이 무역수지 적자의 중요한 원인이라 하여
자본재 산업및 여타 개별 산업에 대한 지원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으나
이러한 산업대책 또한 얼마나 유효할지 의문이다.
필자는 하나의 역설적인 대응책으로 투자증대와 수입개방확대로 경상수지
적자의 확대를 유도하는 방법을 신중히 고려해 볼 것을 제안한다.
이것은 경상수지 적자라는 현상보다는 그 원인의 하나인 원화 고평가가
더 심각한 문제라는 인식에서 출발한 것이며, 어차피 외화 유출을 통해
원화 고평가를 막고자 한다면 우리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면서 외화를
유출시키자는 것이다.
경상수지는 물론 상품과 서비스의 수출에서 수입을 뺀 차액이지만, 이것은
경상수지의 한 측면만 보여주는데 불과하다.
경상수지란 저축에서 투자를 뺀 차액이기도 하다.
이렇게 보면 적자란 투자가 저축보다 클때 생기고 우리나라가 외국의
저축을 빌려 쓴다는 것을 뜻하고, 반면에 흑자란 저축이 투자보다 클때
생기며 그 나머지를 외국에게 빌려 준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국내보다 해외의 더 좋은 투자기회가 있을 때에는 경상수지 흑자가
바람직하고, 국내의 투자 기회가 더 좋다면 적자가 오히려 바람직하다.
이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이론이 아니라 우리의 개발경험이었다.
60년대말과 70년대초 우리 경제가 급성장하고 수익률 높은 투자기회가
국내에 많았을 당시 경상수지 적자는 국민총생산의 10%를 훨씬 넘는 막대한
규모였다.
만약 그때 적자를 낼수 없는 사정이었더라면 수입은 수출로 벌어들인
외화소득의 범위내에서만 가능했을 것이고 투자는 축소되었을 것이며 따라서
고속성장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문제는 어떤 투자를 하느냐에 있다.
우리 경제의 생산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높이는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
증대를 생각해 볼수 있다.
해외여행경비나 부동산투자 자유화보다 선행되어야 할 외화유출 방법이다.
국내 인프라가 우려 된다면, 투자증대가 전부 경상수지 적자로 나타나더라도
전혀 문제가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바람직한 일일 것이다.
투자 프로젝트의 선정에 따라 국내산업에 대한 수요유발 정도를 조절할수
있을 것이고 경기에 대한 영향도 조절할수 있을 것이다.
수입의 실질적 개방확대도 일시적인 경상수지 적자를 유도하면서 우리경제
의 체질을 장기적으로 개선하는 유익한 조치이다.
왜냐하면 첫째 수입억제는 외환수요를 억제하므로 원화 고평가의 한 원인이
되기 때문이며, 둘째 수입개방은 수입대체품 생산으로부터 수출품 생산으로
자원을 방출시킴으로써 장기적으로는 경상수지를 개선함과 동시에 경제효율
을 높일 것이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수입의존도가 높아지면 경상수지 적자가 더 커질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양자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다.
대만의 수입의존도는 우리보다 훨씬 높음에도 불구하고 경상수지는 대규모
흑자를 보이고 있다.
경상수지 적자는 나쁜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자.
나쁠 수도 있지만 좋을 수도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8일자).
경상수지 적자가 대폭 늘어 우리 사회가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마도 그 근저에는 경상수지 흑자는 좋고 적자는 나쁜 것이라는 생각이
깔려 있는 듯하다.
언론에서는 우리 산업의 경쟁력을 개탄하고 정부는 적자축소 대책수립에
분주한 모습이다.
금년의 경상수지 적자 확대는 반도체 철강 석유화학 등 주요 수출품의
국제가격 하락과 소비재 수입의 지속적 증가, 그리고 자본 자유화에 따른
외국자본의 유입이 주된 원인인 듯하다.
이와함께 최근의 엔화 약세도 우리 상품의 국제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우리 수출이 지나치게 소수의 상품에 의존하고 있다는 진단과 함께 수출
상품 다변화의 처방도 내려지고 있으나, 이는 특화의 이득과 위험분산
사이의 선택 문제이고 최적의 해답이 무엇인지 일반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소비재 수입의 지속적 증가에 관하여는 소비억제로 국제수지를 개선하자는
주장이 있다.
그러나 투자는 급변하지만 소비는 항상 서서히 변한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우리나라의 소비율은 세계적으로 가장 낮은 편이어서 과소비가 경상
수지 적자의 원인이라 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금년 경상수지 적자가 제기하는 근본적인 문제는 자본자유화로
인한 원화 고평가라 할수 있다.
외국 자본의 유입 때문에 경상수지 적자가 확대됨에도 불구하고 원화가
평가절하(환율상승)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원화의 고평가는 수출가격을 높이고 수입가격을 낮추기 때문에 당장 경상
수지 적자의 한 원인이 되고 있을 뿐 아니라 지속되면 우리나라 수출산업과
수입경쟁산업의 체질을 약화시킬 위험이 있다.
정부는 물가안정과 원화 고평가의 최소화를 위해 해외송금 여행경비
부동산투자 등에 관해 자유화 조치를 취함으로써 유입되는 외화가 다시
유출되도록 유도하고 있으나 얼마나 효과적일지는 의문이다.
또 우리나라의 자본재 수입이 무역수지 적자의 중요한 원인이라 하여
자본재 산업및 여타 개별 산업에 대한 지원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으나
이러한 산업대책 또한 얼마나 유효할지 의문이다.
필자는 하나의 역설적인 대응책으로 투자증대와 수입개방확대로 경상수지
적자의 확대를 유도하는 방법을 신중히 고려해 볼 것을 제안한다.
이것은 경상수지 적자라는 현상보다는 그 원인의 하나인 원화 고평가가
더 심각한 문제라는 인식에서 출발한 것이며, 어차피 외화 유출을 통해
원화 고평가를 막고자 한다면 우리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면서 외화를
유출시키자는 것이다.
경상수지는 물론 상품과 서비스의 수출에서 수입을 뺀 차액이지만, 이것은
경상수지의 한 측면만 보여주는데 불과하다.
경상수지란 저축에서 투자를 뺀 차액이기도 하다.
이렇게 보면 적자란 투자가 저축보다 클때 생기고 우리나라가 외국의
저축을 빌려 쓴다는 것을 뜻하고, 반면에 흑자란 저축이 투자보다 클때
생기며 그 나머지를 외국에게 빌려 준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국내보다 해외의 더 좋은 투자기회가 있을 때에는 경상수지 흑자가
바람직하고, 국내의 투자 기회가 더 좋다면 적자가 오히려 바람직하다.
이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이론이 아니라 우리의 개발경험이었다.
60년대말과 70년대초 우리 경제가 급성장하고 수익률 높은 투자기회가
국내에 많았을 당시 경상수지 적자는 국민총생산의 10%를 훨씬 넘는 막대한
규모였다.
만약 그때 적자를 낼수 없는 사정이었더라면 수입은 수출로 벌어들인
외화소득의 범위내에서만 가능했을 것이고 투자는 축소되었을 것이며 따라서
고속성장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문제는 어떤 투자를 하느냐에 있다.
우리 경제의 생산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높이는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
증대를 생각해 볼수 있다.
해외여행경비나 부동산투자 자유화보다 선행되어야 할 외화유출 방법이다.
국내 인프라가 우려 된다면, 투자증대가 전부 경상수지 적자로 나타나더라도
전혀 문제가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바람직한 일일 것이다.
투자 프로젝트의 선정에 따라 국내산업에 대한 수요유발 정도를 조절할수
있을 것이고 경기에 대한 영향도 조절할수 있을 것이다.
수입의 실질적 개방확대도 일시적인 경상수지 적자를 유도하면서 우리경제
의 체질을 장기적으로 개선하는 유익한 조치이다.
왜냐하면 첫째 수입억제는 외환수요를 억제하므로 원화 고평가의 한 원인이
되기 때문이며, 둘째 수입개방은 수입대체품 생산으로부터 수출품 생산으로
자원을 방출시킴으로써 장기적으로는 경상수지를 개선함과 동시에 경제효율
을 높일 것이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수입의존도가 높아지면 경상수지 적자가 더 커질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양자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다.
대만의 수입의존도는 우리보다 훨씬 높음에도 불구하고 경상수지는 대규모
흑자를 보이고 있다.
경상수지 적자는 나쁜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자.
나쁠 수도 있지만 좋을 수도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