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휴대통신(PCS)등 신규통신사업자가 발표됨에 따라 재계의 관심은 다시
데이콤의 향배에 쏠렸다.

정보통신부가 이번에 PCS사업자로 선정된 LG그룹은 기간통신사업자인
데이콤의 기존 지분을 1년이내에 5%이하로 낮추도록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데이콤을 둘러싼 대기업들의 경영권 쟁탈전도 새로운 양상을
맞게 됐다.

특수관계인 지분을 포함 30%이상의 주식을 소유해 사실상 데이콤의 최대
주주로 알려졌던 LG가 열외돼 경영권 경쟁판도도 동양 삼성 현대 대우등의
"4파전"으로 압축될 전망이어서다.

데이콤 경영권 확보전에서 LG가 배제됨에 따라 일단 표면상으론 동양의
득세가 예상된다.

동양은 데이콤의 공식지분이 9.85%로 현재 형식상 최대주주다.

그럼에도 LG의 "보이지 않는" 지분에 위협을 느껴왔던 동양은 정통부의
이번 방침에 따라 최대주주로서의 위치를 명실공히 유지하게 된 셈이다.

일단 데이콤 경영권 확보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얘기다.

게다가 동양은 지난 2월 신규통신사업을 포기하고 데이콤 경영권 확보에
전력투구하겠다고 공식 발표했었다.

동양그룹 관계자는 "다른 그룹과 달리 일찌감치부터 데이콤 경영권 인수를
위해 준비를 해온 만큼 누구와 경쟁해도 자신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데이콤의 경영권 향방은 "아직도 모른다"는게 재계의 일반적 분석
이다.

동양외에 삼성 현대 대우등의 "의지"도 만만치 않아서다.

이번에 PCS등에서 "물 먹은" 이들 그룹은 다음 타깃으로 데이콤을 염두에
둘 전망이어서 동양으로선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

게다가 삼성과 현대는 PCS전에서 손을 잡았던 터라 "데이콤 전쟁"에서도
연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두 그룹의 데이콤 지분을 합치면 총 14.65%로 동양의 지분율을
크게 넘는다.

또 3.03%의 지분을 쥐고 있는 대우도 복병으로 등장할게 뻔하다.

이 외에도 변수는 많다.

정통부가 PCS사업자는 기간통신사업자인 데이콤의 경영권을 가질 수 없다는
원칙만 밝혔을 뿐이지 다른 민간기업에 주겠다고는 분명히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통부는 그동안 데이콤을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공공 법인"으로 성장
시키는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취해 왔다.

더구나 당사자인 데이콤도 어느 한 대기업에 경영권이 예속되기를 거부하며
"홀로서기"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어쨌든 관심은 LG가 1년내에 처분해야 하는 데이콤 지분 4.35%를 누가
가져가느냐다.

LG가 털어 내야할 이 지분을 획득하는 기업은 향후 경영권 확보전에서
그만큼 유리한 카드를 쥐는 셈이어서다.

물론 본격적인 쟁탈전은 정부가 데이콤 지분상한을 현재의 10%에서 30%
정도로 높일 예정인 98년 이후에나 벌어지게 된다.

이때까지 동양 삼성 현대 대우등 데이콤 주주들의 물밑경쟁은 불꽃을
튀길 예상이다.

< 차병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1일자).